[2004 TBS]
[연출 : 우메다 히로키]
[극본 : 키타가와 에리코]
사에 (SL : 수화로) : 이제 귀 안 들린 지 4년 됐거든?
아직 익숙해지지 않아.
이렇게 새를 보고있으면...
내가 이상한 게 아니라, 새가 이상한 것처럼 느껴져.
왜 울지 않는 거지?
소리를 어디에 두고 왔어?
소리를 두고 온 것은... 나...인 데도...
* * *
카이 (N) : 다시 시작했다.
그녀의 독설.
나는 가끔씩, 귀를 막는 대신 눈을 감는다.
그녀의 말을 듣지 않기 위해.
그러면 그곳엔 깊은 어둠.
뜻밖에 난... 그녀의 고독을 알게된다.
* * *
사에 (N) : 난 이제...
이 세상 사람들처럼 들을 수 없어.
바람은 어떤 소리로 불어?
발걸음은 어떤 소리였지?
당신들은 어떤 목소리로 웃어?
엄마는 어떤 목소리였지?
아카네는?
왜... 내 세계만 소리를 잃어버린 거야...?
* * *
사에 (SL) : 저기 엄마,
이 사람, 카이라고 해.
대학에서 알게되었어.
정말 좋은 사람이야.
외모도 나쁘지 않지? 멋있지?
그런데... 나 이 사람 목소리를 몰라.
사에 모 : (눈물을 글썽인다)
사에 (SL) : 이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이 사람이 나를 향해서 얼만큼 많이 얘기하든, 목소리가 안 들려.
있잖아 엄마, 엄마 내 친 엄마지?
그럼 딸한테 알려줘... 들려줘...
이 사람... 어떤 목소리야?
카이 : 그만해! 어머님 우시잖아!
사에 (SL) : (엄마에게) 왜? 알려줘!
카이 : 알려줄게!
개구리보단 낫고! 가수 케미스트리만큼 좋은 목소린 아냐!
그런 목소리다! 평범한 목소리다!
사에 (SL) : (포크를 가리키며) 그럼 이건 어떤 소리?
(포크로 탁자를 거칠게 친다. 카이가 포크를 빼앗자 접시를 들며) 그럼 이건?
(집어던진다.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깨지는 접시)
카이 : (사에를 거칠게 막으며) 사에! 사에!
사에 (SL) : (비참한 기분. 눈물을 글썽이며 카이에게)
왜? 왜 나말 이런 일을 겪는 거야?
카이 : (가슴 아프지만 단호하게) 그 말, 이전에도 들었어.
평생 그러고, 왜 나만 이런 일을 겪냐고, 그러면서 살 생각이야?
넌 너무 제 멋대로야.
사에 (SL) : 제 멋대로 라고?
카이 : 그래.
마호도 널 생각해서 말해보면 어떠냐고 한 거야.
화나지.
네 기분도 알겠지만,
넌 항상 네 기분밖에 생각하지 않아.
상대방도 감정이 있고, 사정이 있고, 고민도 있어.
사는 게 괴로운 건... 너뿐만이 아니야.
* * *
카이 : 내가 널 소리의 암흑 가운데서 꺼내줄게.
사에 : (감동) ...
* * *
케이타 : 지금 정한 거야. 우리 그룹의 이름.
카이 : 그래서? 왜 오렌지인 거야?
케이타 : 새콤달콤한 청춘이니까!
* * *
잠자는 숲 속의 공주처럼 푹 잘 자고 있길래
깨우지 않고 그냥 나갑니다.
커피는 부엌에,
빵은 토스트기에,
열쇠는 테이블 위에,
내 마음도 마호의 손에 닿는 곳에 항상 있습니다.
- 마호의 새 남자친구가 남긴 메모 -
* * *
사에 모 : 짐이라고 하지마.
짐 안 들고 다니는 건 불안한 거야.
핸드백 잊어버리고 파티에 간 것 같아.
* * *
아카네 : 네가 말하거나 행동하는 것,
언제나 거짓말 같은 느낌이 들어.
정말은 좋은 사람인데, 일부러 차갑게 하는 것 같은...
좋은 사람인 자신을 보는 게 무서운 거 아냐?
사람을 좋아하는 자신이 무서운 게 아닌가 싶어.
쇼헤이 : (얼굴이 굳어진 채 서있다) ...
아카네 : ...미안. 이상한 소리했네.
잊어줘. (간다)
쇼헤이 : (혼잣말로) 잊을 수 있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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