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열님 천리안 웹진 인터뷰 (음도하실때)


[8월호]음악도시 시장 유희열, 그의 음악 이야기... 

 

 Juke & Talk

 

특별하게 다가오는 낯설지 않은 새로움 유희열

 

유리처럼 여리고 섬세한 그의 음악에 희뿌연 입김을 불고     

 

손가락을 들어 천천히 써 보고 싶다,그 음악의 이름을.

 

아주 천천히 유..희..열이라고

 

분주한 길을 걷다 처음 본 낯 모르는 누군가에게 익숙한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떠오를 때가 있다.오랜만에 홀로 들어선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누구의 음악인지 몰라도 맘 편안해지는 음악소리에 기대어 친구와 수다를 떨 때보다도 오래 앉아있어본 적이 있다.늦게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가 아무 생각 없이 올려다 본 밤하늘에 취해 목이 뻐근해질 때까지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본 적이 있다.한밤중 잘못 걸려온 전화 수화기에서  들려오는 왠지 귀에 익은 듯한 목소리에 가끔씩 감상적이 되어 버리는 기분을 그대로 풀어버리고만 싶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허우적거리는 나를 보게 될 때가 있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고 싶어지는 어떤 것을 알아서 피하려 할 때 내가 지금 왜 이러는지 문득 의문스러워질 때가 있다.그럴 때면 내 방에 들어와CD진열대 앞에 서서 오른손을 올리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위에서 아래로 움직인다. 그리고 CD 한 장을 집어 들고는 뿌듯한 미소를 짓는다. 그건 나의 외로움을 함께 해 주는 나만의 장난감이기 때문이다.

 

 TOY..

 

.Prologue

 

<내 마음 속에> 있는

 

 네가 기억해 주길 바래.

 

<내가 잠시 너의 곁에 살았다는 걸>.

 

그런 <바램>으로 너를 떠올려.

 

너는<여전히 아름다운지>.

 

 그런데도 난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때,

 

<익숙한 그 집 앞>이 그리워져..

 

.헤아리기 뭐하지만 음악을 한지9년 정도가 지난 지금. 대중들은 그의 이름을 알고 그의 음악을 듣고 싶어한다. 막연한 느낌만으로 공연장에서 보았던 모습을 생각하며 그를 만났다.삽화집 <익/숙/한/그/집/앞>

 

"기뻐요. 어제 책을 받아봤는데 이상하더라구요, 기분이.앨범 낼 때와는 많이 다르더라구요."그의 지난 봄은 책을 만드는 동안지나가 버렸다. 그리고 여름.그의 봄을 담은 책이 그의 손에 안겨졌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유희열의 빨간책'. 빨간책은 출판을 위해서 만든 건 아니었다.군대 있을 때 여자친구에게 제대 선물로 주려고 스케치북에그려놓은 것을 본 이승환 이 그에게 달라고 했다. 쓸 데가 있다고 해서 맘대로 하라고 주었다. 그리고 그 스케치북은 일명 '유희열의 빨간책'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이번에 내놓은 <익숙한 그 집 앞>은 그가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삽화집과 열 곡이 수록된 앨범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래된 종이에서 나는 단 냄새가 날 것만 같은 예쁜 종이 상자를 열면 한 권의 삽화집과 하얀 케이스에 담긴 CD,그가 직접 그린 그림이 입혀져 있는 엽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반가운 커다란 그의 사진이 들어 있다.이번 앨범은 유희열만의 감성코드로 이어진 연주음악 위주로 좋은 느낌의 곡들이 담겨 있다. 독특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이번 앨범과 삽화 집을 보면 어쩌면 지금의 그를 읽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에 대해서,그의 사람들과 사랑, 그리고 그의 음악과 생각을 읽다 보면 유희열이기에 할 수 있는 생각들에 작게 고개를 끄덕이게도 되고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도 된다. 몰래 비밀일기장을 훔쳐보는 듯한 기분 속에서.

 

One fine day

 

"음.. 하루. 맨날 뒤죽박죽인데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요.낮 열 한 시나 한 시에 자고 여섯 시쯤 깨서 집에서 뭐, 이렇게 있다가 가끔 친구도 만나고. 요즘에는 작업이 끝나서 친구 만나면 친구들이랑 저녁 먹고 방송국 왔다가 방송 끝나고 난 다음에 또 친구들이랑 술 마실 때도 있고, 안 그러면 집에 가서 음악 듣고 빈둥빈둥 그래요.

 

앨범이 나와서 맘은 되게 편한데 공연할 생각이 있어서 안 편해질 것 같아요. 공연이 끝나야 정말 편할 것 같아요. 그럼 여행갈 거고." 그에겐 편안함이 있다. 그의 얘기를 듣고있으면 느껴진다. 그런 그가 하루 중 가장 편안하다고 생각하는 때는 언제일까."잠자기 직전이 제일 좋아요, 사실.자기 직전에는 꼭 음악을 들으면서 자거든요. 그래서 뭐 들을까 고르고 그래요. 또, 약간 좋은 버릇이긴 한데 뭘 읽어야지 잠이 와요. 잡지라도,만화책이라도 읽어야 돼요. 그 시간이 제일 좋아요. 세수하고 침대에 들어가있을 때.

 

"TOY Story...TOY라는 이름이 지어지기까지"그냥 장난감이란 뜻이죠.윤정오씨랑 저랑 같은 팀이었잖아요,처음에. 이건 지은 다음에 생각한건 데요. 두 사람 성의 이니셜을 따서TwoY로 하자고 해서 2Y로 했어요.근데 이것도 짜가같다고 해서 Two을 발음 나는 대로 TO라고 쓴 거예요.그래서 TOY라고 하자 그랬는데 얘기하다 보니까 그게 더 창피한 것 같아서...(웃음) 아무 뜻 없어요.

 

"Classical한 느낌이 드는 음악"일부러 그렇게 하고 싶어서 난 클래식을 배웠으니까 클래식냄새가 나야겠다, 그런 건 아니고 거의 그런 거 없다고 보는데 조금 더 섬세해서 그런 걸 거예요. 아무래도 교육을 좀 받았고. 교육 받은 걸 대중음악 할 때는 거의 안 쓰려고 해요.대중음악과 클래식에 경계를 두는 건 아닌데, 아마 저도 모르게 조금은 나올 거예요. 조금 더 섬세해지고아 무래도 제 곡이다 보니까 감정적인 것보다 분석적이 되기 때문에 들으시는 분들이 그렇게 느끼시나 본데,스트링을 많이 쓰니까 그래서 그런 것 같아요. 다른 이유는 없어요.

 

"영향을 받은 뮤지션"조동익씨를 제일 좋아하고PAT METHENY, ENNIO MORRICONE,DAVID FOSTER를 좋아해요. 다 좋아해요.잘 하는 사람들 음악 들으면 너무 잘하는 것 같아서 안 가리고 다 들어요.듣기 좋고 나쁜 건 있는데 취향이고,다른 것은 없어요. 그런데 주로 조용한 음악 많이 들어요. 악기 조금 나오는 음악."좋아하는 보이스 컬러"그게.. 없어요. 객원 가수를 고를 때 모르는 분을 고를 때는 제가 색깔을 고르는 게 아니고 이 사람이 이 노래를 얼마만큼소화해낼 수 있는 사람인가,음역대는 어느 정도인가를 보지요.한데 제가 좋아하는 색도 있어요.힘 빠지는 소리를 좋아하거든요.그리고 가창력 별로 없는 사람 좋아해요.아무래도 여러 곡이 있다 보니까 그 곡에 맞춰서 생각을 해요. 만약에 어떤 곡을 썼는데 이 곡은 약간은 남성적인 느낌이 들어야 된다고 하면 그런 사람을 찾죠. 근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여자친구를 찾는 것처럼 고르게 되는 것 같아요.사람을 먼저 봐요.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모습을 가진 사람인지 아닌지 먼저 보고 골라요. 그리고 주위에 친한 분들 가운데 작업을 항상같이 하기 때문에 따로 고르거나 하는 건 없어요."런던 필 하모니와 비틀즈가 녹음했던LONDON ABBEY ROAD STUDIO에서의 작업"아.. 그거요. 좋았죠. 저도 관광객이었으니까요. 완전히 관광객 입장에서 구경한 거고,거기서 오랜 기간 녹음을 한 것 도아니어서 일단 한 번 가봤었다 라는정도죠. 좋은 경험이었어요. 사진을진짜 많이 찍었어요.(웃음)얼떨떨해서 가서 뭘 했는지 기억도안나요. 역시 남는 건 사진밖에없더라구요. 사진 찍히는 거 정말싫어하는데 그 때는 재킷 사진촬영을그 곳에서 해서.. 항상 숨어서 찍었기때문에 저는 편했지만 찍으시는 분이힘드셨죠."다섯 장의 앨범"처음에 앨범 나왔을 때가 가장 좋았고,사실 그 때는 신기했죠, 진짜.기념 앨범 식으로 제작을 한 것이었기때문에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상상도 안 했었구요. 그 때 너무좋아했던 기억이 나고 그 다음에서부터는좋기는 한데 이제는 마냥 좋은 게 아니고보게 돼요. 보안점이 무언가,그런 생각 들다가 지금은 아, 내가 해야될일이구나 라고 생각해요. 완전히 일처럼느껴지지는 않지만 앞으로 길게 해야되는거란 생각이 들죠.

 

"한 명이 된 TOY"윤종오씨랑 했었죠. 둘이 있을 때는일단 확인을 할 수가 있잖아요. 나 혼자 판단 내리지 않아도 되고이건 어때 하고 물어볼 수도 있는데제일 불안할 때가 내가 내 판단을얼마만큼 믿어야 되나, 가끔회의 같은 걸 느낄 때가 있어요. 사람 감각이라는 게 원래 한계가 있는데감각이 어느 순간에서 탁 떨어지는순간이 있거든요. 정말 괴리가 들 수도 있고아니면 낡은 것일 수도 있고, 너무앞서나가는 것일 수도 있어요. 그런데그걸 도저히 판단을 못 내리겠어요.그러다가 어느 한 순간에 그런 집착이버려지면서 판단이고 뭐고 간에 어쨌든내가 만든 거고 내가 한 건데 좋으면얼마나 좋고 나쁘면 얼마나 나쁘겠나생각이 들면서 맘이 좀 편안해졌어요. 앨범에는 항상 나의 지금 생활이담겨지게 마련이고 내가 어떤 음악을좋아하며, 무슨 가사를 쓰는지, 또어느 정도 심리 상태도 반영되는것이니까 별로 두렵지가 않더라구요. 지금은 혼자 하는 것도 굉장히 매력이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다고 절대혼자는 아니에요. 왜냐하면 녹음실에사람들이 워낙 많거든요. 엔지니어,매니저, 뮤지션들, 가수분들이있으니까요. 굉장히 많은 얘기를 해요.전 고집을 피우는 스타일은 절대로아니기 때문에 타협점을 찾는데는귀재예요. 제 앨범이지만 제것 만이라고는생각 안 해요. 어떻게 보면 여러 사람들의생각들이 다 투영되는 것이니까요. 재미있어요, 지금 하는 것.

 

"작곡을 하는 동안"잠결에 악상이 떠올라 본 적은한 번도 없어요. 여행가서 멜로디가떠오르고 하는 일은 절대 없구요,물론 그런 사람들도 있겠지만저는 평상시에는 놀고 아무생각 안나요.작곡할 때 스타일이 악상이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일단 피아노 앞에앉아야 돼요. 피아노 앞에 얼마나오랜 시간동안 앉아있느냐에 따라서좋은 곡이 나오느냐가 결정되죠.생각이 난다고 해서 잘 되는 게아닌 것 같아요. 일이 닥쳐야 하는스타일이라서 일 끝나면 아무 것도안 해요. 정말로 팽팽팽팽 놀아요. 음..피아노 앞에 최고로 많이 앉아있었던 적은.. 3,4일 정도를 꼬박새운 적이 있어요. 쓰러지죠.그 다음에 한 3일 간은 자죠, 거의.왜 그럴 수 있냐하면, 벅차거든요.막 뭐가 생각이 나고 좋은 게떠오르고 될 것 같애, 될 것 같애,그러면 제가 제 자신이 벅차서잠이 오지 않아요. But 날씨 영향은별로 받지 않아요. 그런데 feel이맞을 때 눈도 내리고 또 내가우연히 감상적이 되어 있는데 마침빻아온 커피를 마시려고 한다면그 때는 기분이 묘해지면서 곡이쓰고 싶어지지요. 그런데 거의그렇지 않구요. 그래 본 적이 두세번?그렇게 해 놓고 되게 창피해 해요.내가 너무 감상적이지 않나, 그래서.감정이라는 게 뭔가를 채워야 하는것이 아니고, 내 안에서 나오는것이거든요. 내가 뭘 하다가 생각이 나서작업을 하다가 그것이 꼬리를 물고계속 생각이 나죠. 어떤 멜로디를붙일 것이며, 어떤 글을 쓸 것인가,그것에 대한 생각 속에서 감정이나와요. 영화를 봐도 그 감정은 그걸로끝나더라구요. 그런 건 감정 내에서해결이 나는 편이예요.

 

"꾸밈없는 가사는"말을 만들어서는 잘 못해요.글쓰는 사람이 아니니까. 있는 대로생각나는 대로 쓰고, 거의 경험에서나오긴 하는데 그게 진짜 저는아니에요. 진짜 저는 몇 퍼센트 밖에없고 아무래도 간사한 인간이다 보니,거기에서 꾸미거나 미화시키게 되죠.이왕이면 내가 멋있으면 좋지 않을까.행복해라, 그런 얘기를 쓰는데그 때 만큼은 진짜 그런 생각이 들긴 해요.그 순간만큼은 정말 진실된순간일거예요, 아마. 진짜로 걱정되고.근데 펜을 딱 놓고 친구들을 만나고,그런 평상시에는 그렇진 않아요.되게 희한해요, 저두. 이중적인 것같다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평상시에는 그런 얘기를 할 데도 없고.만약에 제가 친구에게 그런 얘길 하면니가 영화 배우냐고 그럴 거예요.근데 그런 얘기도 못하고 그런 생각도잘 안 들어요. 그러다가 가사 쓰는순간만큼은 분명히 그 사람이 듣고 있을거라는 믿음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그 사람에 대해서 배려를 하게 되고그런 감정도 들게 되는 것 같아요. "TOY는 영화와 어울리는 음악"영화 음악이 들어오긴 했는데,아직 할 때가 아니고 제 자신도겁이 나서 안 했었어요. 이번에'인터뷰'라는 영화가 있었는데학교 복학 문제 때문에 못 하게 되었죠.영화음악은 꼭 할 거예요. 영화를너무 좋아하기도 해서 꼭 해야할일이라고 생각해요."...

 

 

군대 안에서의 음악생활

 

"다행히도 음악하는 부대에 있어서 오히려 군대 있을 때 음악을 더 많이 했던 것 같아요. 할 일이 음악 외에는 없으니까. 저희 부대가 휴가가 많았는데 나올 때마다 녹음을 했어요.이승환 씨, 이장우씨, 윤석화씨 앨범이요.운석화씨 <사의 찬미>는김동성 교수님이라고 계시는데 그 분이 저를 어떻게 아셔서 작업을 같이 하게 되었거든요. 제가사의 찬미라는 곡을 했는데 그 곡을 윤석화씨에 맞게 편곡해달라고 해서 테잎을 받았는데 정말로 윤심덕씨 판이 복구가 돼서 그걸 주시더라구요. 그 때는 우연한 기회였죠. 이병우씨 하고 함께 작업을 했었는데 재미있었어요.그 때."TOY만의 음악색깔"잘 모르겠어요. 음, 좋아하는 색깔이 있기는 해요. 보시다시피 무채색을 좋아해서. 밝지만은않아요. 제가 무슨 곡을 쓰던지 간에 밝게 써 보려고 해도 밝게 잘 안 나와요. 가지고있는 정서 자체가 밝은 쪽의 이미지는 아닌 것 같아요. 음대다닐 때 교수님들께서 조금은 밝고 역동적으로 써 봐라 하셨는데 그게 안돼요. 제 자체가. 그래서 되게 고민한 적도 있어요.나는 왜 그럴까. 맑고 밝은 곡을 쓰고 싶은데. 좀 우울해요, 정서가.그렇더라 구요."녹음할 때는"재미있게 하는 편이에요.쉽게 얘기해서 '이거 어때요' 하고 물어오면 거의 90 퍼센트는 좋다고 말해요. 그래서 이승환 씨는 저한테 물으면 안 된다고 하세요. 재는 다 좋다고 그런다고. 근데 전 좋게들리더라구요, 정말. 그리고 녹음할 때는 너무 깨끗하게 있거나 너무 옷을 잘 입고 있으면 녹음이 안돼요.최대한 옷도 허름하게. 맨발 차림이 많고, 편해야 돼요. 제가 노래녹음을 할 때는 앉아서 해요.불도 다 끄고 악보만 비추구요. 창피해서...

 

녹음하다가 울어본 적이 딱 한 번 있어요. 가사 때문에 무언가가 떠올라서. 노래 듣다가 그럴 때도 있고. 근데, 제 노래에서 그러진 않고 남의 노래에서 그래요.노래방에서 노래 부르다가도.. 가면 김혜림의 '멀어진 지금', 빛과 소금의'내 곁에서 떠나가지 말아요'을잘 불러요. 기계에 따라 점수는 다른데 별로 안 나와요.. (웃음)녹음할 때 남들이 보면 재미있나본데 사실 음악 하는 사람들은 일단신기 한 작업이 아니고 항상 겪는 작업이긴 한데, 음악적으로 재미있는 일이 생겨요. 저한테는 귀신이 나왔다든지 하는 일은 없었는데 이 문세 씨 '조조할인'녹음할 때인데 그 곡을 워낙 복고풍의 분위기로 만들려고 사운드를 잡다 보니까 힘들더라 구요.기자재들이 좋아져서 그런 소리가 안 나는 거예요. 일부러 디지털화 시켜서 만들어야 하는데 한계가 있거든요. 서울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했는데 거기에 골동품처럼 진열되어 있는 마이크들이 있었어요.그래서 기사 분이랑 얘길 해서 진열장에 있는 마이크 중에 가장 오래된 것을 뜯어서 테스트를 해보니까 녹이 슬어서 안되더라 구요.3일 정도를 녹을 벗기고 고쳐서 썼던 기억이 나는데 그 이후로그 마이크를 많이 썼어요. 윤종신씨'환생' 때도 썼구요. 고생한 게 기억에 남아요. 오히려."기억에 남는 공연얼마 전에 제대하고 처음 윤종신씨가 공연을 하셨는데 그 때 목이 완전히 쉬었어요.'내 사랑 못난이'을 크래쉬처럼 소리를 질러서 해 달라고 해서 윤종신씨 제대하고 첫 공연이어서 이상하게 저도 모르게 사명감에 불타서 춤추고, 노래하고..나 하나 망가지면 공연이 잘 되겠지 싶어서 거의 탈진할 때까지 갔죠.또 그 코너부터가 분위기가 확 뜨는 때여 서.. 저도 그럴 줄은 몰랐어요. 제 자신이. 방송을 못했어요.목이 너무 쉬어서.

 

Secret Garden

 

작곡 공부를 하던 유희열에게 그를 가르치던 선생님께서 서울대에 시험을 봐도 되겠다는 말에 합격도 되지 않았는데 집안에서는 잔치가 벌어졌다.모르는 친척까지 와 있고.그의 말에 따르면 운이 좋아서였다고 한다. 서울대작곡과 3학년에 복학 준비중인 그는 전 학년 성적이 그다지 좋지 못했다. 1,2학년 때 학교에 있는 대신 녹음실에 가서 어떻게 하는 것인지 보면서 밴드생활을 했었다. 지금에 와서 보면 후회도 되지만 지금 그의 음악 생활에는 도움이 되었다. 한데 요즘에 와서는 길게 본다면 공부는 일단 해야 되겠구나라는 생각에 시간을 내서라도 마칠 것은 마쳐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유학을 가고 싶지만 아직 무얼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방법적으로는 빨리 가는 게 좋을 테지만 어차피 갔다 와봐야 뭔가 확실한 것이 없다면 늦게 다녀와도 비슷할 거라는 생각이다.

 

유학은 그 곳에 가서 본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인데100을 보면 지금은 80정도만 느끼겠지만 지금보다 나이가 들어서 보면 더 현명하게 받아들여서 100을 다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 그 자신이 이 곳에서 적응을 하지 못한다면 거기서도 마찬가지일 것이기 때문에 여기서의 공부를 마칠 계획이다.유희열은 이미 열 다섯 살 때에 곡을 썼다. 그때는 멋모르고 아무 것도 알지 못하고 기타를 칠 줄 알았기에 해 보았던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 곡은 가수였던 그의 사촌형인 김형룡씨의 앨범에 실리게 되었다. 그는"곡이 좋아서 라기 보다 돈이 안 드니까 실었던 것 같아요."라고 웃으며 말한다.아쉽게도 그는 지금 그 앨범을 가지고있지 않다. 그러다가 92년, 대학교3학년 때 <유 재하 가요제>애서'달빛의 노래'라는 곡으로 대상을 받게 되었다. "지금 떠올려보면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 싶어요.왜 내가 노래를 불렀을까. 전 노래잘 하는 거 절대 아니 예요. 녹음실에서 해보면 차이가 나요. 노래를 못하니까 안하죠. 잘 했으면 막 했을 거예요.잘난 척도 해보고 싶고 그랬을 텐데,못해서 아내요, 진짜."어느 정도 위치가 되면 후배양성을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 자신은 그럴만한 사람이 아니라고 말한다. 말이 후배양성이지 그 안에는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발생하게 되어있다. 좋아하는 후배가 음반을 낸다면 곡을 줄 수는 있어도 자신이 직접 제작을 할 생각은 없다.

 

SOUND OF MUSIC

 

"전 세계적으로 그렇고 음악이 퇴보하는 것이 아닌가 라고 너무 우려하는데 그건 아닌 것 같아요.예전에 음악을 한다 라는 이미지를 가진 분들이 계신데 제 생각에 이제는 그 앨범들이 많이 나가고있다고 봐요. 방송 매스컴 플레이를 하는 사람들의 음반이 많이 팔리는 것은 당연한 거라고 보고 있고 댄스 가수 분들도 열심히 하고 있구요.근데, 우리는 좀 더 음악에 비중을 둔다거나 방송 플레이를 싫어한다 기보다 방송에 나와도 할 게 없어요.나가서 보여줄 만한 매리트가 크지않기 때문이죠. 평론가들이나 일반 사람들이 우려하긴 하지만전 그렇게까지 는 걱정하지 않아요.이러한 현상이 어떻게 보면당연하지 않나 라는 생각도 들 구요.대신에 꼭 그런 문화 소비층은 존재하기 때문에 이 사람들을 위해서 우리들도 정체하지 말고 나아가야겠지요.

 

10대 위주의 앨범을 사는 사람들에게 호소하는 음악을 해봐야 소용이 없는 것 같아요. 승부도 안 날 뿐더러 이런 이유로 나이를 먹어서까지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없는 게 아닌가 싶은데, 저희들도 반성을 많이 해야될 것 같아요. 10대에 편향한음 악을 하는 것보다 내가 나이를 먹었으면 그 나이만큼의 음악을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돼요.소수이긴 해도 그 안에서 만족하면서길 게 음악을 해야 될 거라고 보고어릴 적의 객기라든지 그런 것보다 이제는 자기 제품을 자기가 책임질 수 있는 단계까지 가야 되겠죠.그러다 보면 좋아질 거예요

 

자신의 언어를 자신이 만들어야지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훔쳐보고 만드는 건 말이 안되죠.예술영화를 했던 사람이 상업영화도하 고 좋지 않은 영화도 만드는 것처럼 앨범도 겁내지 말고 주관에 따라 대중적으로 해보고싶다거나 이번에는 나만의 음악을해 보겠다고 해서 욕할 것도 아니고 이런 작업들이 계속 이어져야 할 것 같아요. 한 번 잘 안되면 이미지가 갔다고 하고, 물론 이미지 장사니까 그렇긴 하지만 그런 걸 너무 두려워하지 말았으면 해요."X-File얼마 전 그는 염색을 하고 머리를 짧게 잘라 스타일에 변화를 주었다."다들 놀래요. 짧게 자른 게 얼마 안됐는데. 머리 색깔이...너무 심심해가지구.. 그래서 괜히 자학하는 거예요." 자학치고는 너무 잘 어울린다는 말에 그는 말한다. "계산된 자학이죠."라디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로만 알고 있다가 그를 만나게 된 사람들은 안 어울린다고 말한다.

 

마른 체형 때문에 예민할 것 같아보이지만 실제 그의 성격은 그의 목소리처럼 편안하다.누구나 어떤 면에 있어서는 예민해지게 마련이지만 그의 성격은 덤덤한 편이다.술을 잘 하지는 못하지만 주위에 잘 마시는 사람들이 많고 그런 자리에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기도 한다. 음식을 좋아하지만 체질상살 이 잘 찌지 않는 스타일인데다 혼자 살기 때문에 식사를 잘 안 챙기게 된다. "게을러서 주로 사먹고 그래요. 원래 혼자 있으면 잘 안 먹게 되지 않나요? 다들 누가 있어야 먹지 혼자 먹기 싫어하잖아요. 근데 혼자 먹을 때도 많고..."그에겐 별명이 많다. 외모 때문에 생긴 것인데 누군가 방송에서 장난으로 병든 차인 표라고 했단다.그가 진짜 싫어하는 별명이기도하다. 손범수 아나운서와 입 매무새가 닮았다는 말에 그는."입이 좀 진취적으로 생겼죠.누구 닮았다는 말을 되게 많이 들어요. 뿐이 아니라 녹색지대 등등..개성이 없어 가지고."

 

Epilogue

 

인터뷰를 잘 하지 않는 그에게 이것저것 물으면서 미안한 마음이 떠나지를 않았다. 너무나도 정성껏 얘기해 주었기에. 유희열의음악을 들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음악 속에 녹아있는 따스함을 느꼈을 거다. 어쩌면 차갑고 고독하게도 느껴지는 그의 음악저변에는 따스함이 배어 있다.그의 목소리에서 알 수 있듯이 TOY의 음악에는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것처럼 자연스러운 편안함이 있다. 그는 너무 높지도 그렇다고 너무 낮지도 않은 눈 높이로 우리와 눈을 맞추고있다. 그 눈 속에는 너무도 간절한 마음이 묻어나는 그의 음악이 있다. 그의 음악은 그 눈을 통해서, 설명하지 않고도 충분히 느낄 수가 있다. 그의 음악을 만나면 그려지는 영상이 있다. 그것은 한 컷일 수도 한 편의이야기 일 수도 있다.그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선 물을 받은 아이처럼 마냥 뿌듯했다.좋은 사람을 만나서,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어서...

 

NEXT INTERVIEWEE OF JUKE & TALK !LeEsEunGhwAn...

 

희열- 승환 이 형을 보면 애기 같고,어떨 때는 되게 어른스럽고 조화가 절묘해요. 정말 순수해 보였다가 세상에 대해서 모든 눈을 다 뜬 사람처럼 완숙해 보일 때도 있고.그리고, 의리 있고. 단점은,너무 예민하고. 녹음할 때 특히.저랑은 정반대 성격이에요.윤종신씨랑 제가 일맥상통하는 게둘 다 좋으면 좋은 거지, 하고 넘어가는데 이승환 씨는 어떻게 보면한국의 마이클 잭슨이다, 너무나 완벽하다는 생각이 들죠. 상상력이제 일 풍부해요. 우리 가운데서.그렇기 때문에 그런 음악을 하는 것같구, 외로움 많이 타고, 정 많고,일할 때는 굉장히 냉정해 보일 때도 있고. 그리고 낯 많이 가리고 술 잘 마시고. 술 많이 사줘요. 밥도 많이 사주고. 이승환 씨... 대단하죠.

 

글 정진경(Zpijjk@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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