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선수들은 그렇게 벌어요. 그거 다 세금으로 내잖아요. 분배의 원칙이 잘 돼있어요.
해철 : 영국 같은 경우엔 세금이 세잖습니까. 팝 스타들은 엄청난 세금을 낸단 말이
예요. 거긴 병원이 무료예요. 빈민들서부터 외국인 여행자들까지도 병원이 무료인데
... 노래 한 곡 해서 수천억 번 사람들이 낸 돈으로 치료를 하는 거죠.
덕수 : 제가 알기론 영국의 지엔피(GNP) 1위는 북해에서 나는 유전이고 두번째가 바
로 이런 데서 오는 로열티래요. 아티스트에 대한 개념이 다르죠. 지금은 예술인이고
, 음악인이라고도 하고 연예인이라고도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딴따라라고 그랫
어요. 지금도 그런 분들이 많아요.
Q : 넥스트는 자신들의 해산 이유를 '더 이상 올라갈 자리가 없어서'라고 했다. 다소
불경스럽기까지 한 이 대답은 그의 자신감의 다른 표현이고 또 다른 무엇인가를 터
뜨리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들에게 음악을 하는 이로서의 갈등은 무엇일까?
해철 : 지금까지 활동하면서의 어려운 점이라면, 내가 지금 무얼 하고 있나 하는 고
민이 힘들더라구요. 제 세대의 음악인들에겐 이상적인 음악을 만든다는 것은, 팝송과
똑같이 만드는 것 의미했어요. 지금까지는 완벽한 복제품을 만들어내는 게 목표였죠
. 서양 음악을 모사하는 데까지는 어느 정도 해봤는데... 햄버거 반쯤 먹으면 맛 다
알지 그걸 다 먹거 나서 입 씻어야 아냐구요. 이제 햄버거 맛은 대충 알겠는데...
제가 이제 해야 할 일이라면 햄버거 맛은 이러니 김치를 만드는 일은 아니거든요. 그
럼 김치 햄버거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라든가. 저는 이제 그런 일을 해야 하거든요
. 우리의 것, 우리의 음악이니 뭐니 하는 것을 만들라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여의도
에 모아놓고 폭격기로 날려버리고 싶어요. 우리 세대가 얼마나 불행하냐 하면 초등학
교 중학교 때까지도 텔레비젼에서 국악 프로그램이 나오면 드르륵 돌렸거든요.'뭐야
저거. 아 지루해' 그러면서, 심지어는 초등학교가 넘어가면서는 그나마 국악 프로그
램이 텔레비젼에서 사라졌어요. 학교에서 실기 시험 칠 때 무슨 극악기로 시험 치는
거 아니예요. 대학 들어가니까 동아리에서 사물도하고, 그때 처음 봤죠.
덕수 : 탈춤도 추고.
해철 : 그런데, 우리 음악을 보는데 양놈 시각이나 내 시각이나 똑같은 거예요. 나도
완전 아웃사이더고 양놈도 아웃사이더고. 이걸 재발견하는 데 얼마나 오랜 시일이
걸렸느냐 말이죠. 근데 어느 날 느닷없이 <서편제> 하나 떴다고 해서 우리의 음악을
만들라는 식으로 신문들에다가 써 갈기는데 그걸 쓰는 사람들한테 물어보고 싶어요
. '당신이 언제부터 그런 생각을 했어? 한 10년 전부터 우리의 음악이 필요하다는 생
각을 했어? 아니면 우리 대중 음악에 우리의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어? 아니면
갑자기 <서편제> 보니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하는 생각이 딱 나는 거예요.
덕수 : 다니면서 보면, 지난 한 20년을 기준으로 내가 봤을 때 다 합쳐봤자 전세계에
서 연주해서 먹고 사는 사람들, 프라이드를 가진 사람, 자기 자존심, 자기 긍지, 음
악을 하는 뮤지션이라는 개념으로 먹고 사는 사람은 한 삼사백 명,그건 월드예요. 우
리나라만이 아니고 내가 볼 때 5백명 이내라고 봐요. 난 40년을 장구를 쳤어요. 그럼
일반적으로 봅시다. 아까 박찬호 얘기도 나고 선동열도 그렇고 요즘에 뭐 하여간 스
포츠에 쏟는 신경을 문화 쪽에 십분의 일, 백분의 일만 투자했어도 지금과 같지 않았
을 거예요. 지금 보면 제 경우 올림픽에 어찌됐든 열몇 번을 갔었다구. 만약에 음악
쪽에도 금메달을 주는 시스템이 있었다면 '금메달을 몇 개쯤 딸 수 있었을까? 나라
에서 주는 연금을 얼마나 받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Q : 김덕수와 신해철의 개인 사진이 필요했다. 사진 작가가 김덕수를 카메라 렌즈 앞
으로 끌어들였다. 남겨진 신해철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어떤 일을 결정하는 데
기준이 되는 것은 무엇이 있나요?
해철 : 배울 점이 있는가 하는 것이죠. 가령 휴가를 가도 남태평양 바닷가에 가서 누
워 있다가 오면 남는 거 하나 없겠죠. 릴렉스 이외에는. 고생스럽더라도 뭐 보고 올
게 있나 하는 그런 휴가를 택하겠어요.
Q : 관심 있는 것들은 무엇이 있나요? 음악 외의 것 말이죠.
해철 : 여자요.
Q : 어떤 의미죠?
해철 : 섹스로서의 여자죠. 생활이 너무 건조해요. 낭만을 찾기엔.
Q : 음악과 관련된 당신 삶의 이력이 궁금하군요.
해철 : 대학교 2학년 때, 데뷔하기 직전에 음악인으로 살기를 결정했죠. 음악이 미치
게 좋았죠. 듣는 게 너무좋았거든요. 음악을 직접 만들고 연주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꿈을 가졌죠. 고민고민하다 내가 될까될까 하면서 했는데 운이 좋아서 다행히 데뷔
를 하게 됐죠.
Q : 신해철씨 음악을 들으면 계산적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해철 : 하두 사람들이 사랑 노래만 하니까 그렇게 들리는가보죠. 때로는 음악에는 가
슴이 필요할 때가 있고 두뇌가 필요할 때가 있겠지만 지난 10년 동안은 가슴보단 두
뇌를 많이 써왔어요. 좋은 소설을 쓴다기보다는 문장법, 글씨 제대로 쓰는 법을 배운
10년이라는 생각을 해요.
Q : 음악에 얽힌 지울 수 없는 추억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해철 :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 턴테이블을 얻게 됐어요. 그리고 세운 상가랑
청계천 돌아다니면서 6백원짜리 백판 4백 오십원으로 깎아 샀죠.
Q : 신해철이 흥분하며 짝사랑과도 같은 음반에 대한 얘기를 들려주고 있을 때 사진
작가는 그를 렌즈 속에 가두었다. 그리고 김덕수 선생이 기자 곁으로 다가왔다.
Q : 너무나 음악과 친밀한 분이시죠. 음악에 대해 여쭙는다는 것이 송구스러울
정도의.
덕수: 어렸을 때, 저는 아버님에 의해서 그것도 가장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유랑하는
예인 집단 남사당에 입문을 했죠. 어쩔 수 없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옛 것을 받아
서 내가 책임을 지고 해야 될 것도 있지만 다음 세대에 꼭 물려 줘야 된다는 점에서
요즘 음악을 시작하는 친구들과는 다르죠. 결국은 우리만이 가지고 있던 좋은 기운
들, 좋은 색깔들은 꼭 남겨야 한다는 생각을 하죠.록 음악이 됐던 클래식의 콘체르토
가 됐던 피아노 협주곡이 됐던 관계 없다고 봐요. 그런 것 속에 오랫동안우리들만이
가지고 있던 철학적이고 정서적인 것들이 함께 들어만 있다면... 많은 나라의 사람
들이 우리의 것을 좋아서 가져가고 그들에 의해서도 또 창조되고, 그것을 해야 된다
고 믿고 살고 있어요.
Q : 그만큼 음악에 대한, 음악을 듣고 음악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셨겠죠?
덕수 :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절대로 저는 한번도 우리 것이 부족하다고 느껴본 적
이 없어요. 우리에겐 오디오 기기나 그런 전기의 음이 우리의 것을 기준으로 해서 연
구된 것들이 없어요. 꽹과리, 징, 장고, 북의 울림에 맞춰서 마이크가 개발된 것도
없구요. 오디오 시스템 자체, 심지어 스피커 하나 개발된 것도 없구요. 결국 제가 지
금 스튜디오를 하는 이유도 바로 그 작업을 하기 위해 하는 거예요. 마이크는 어떻게
놓아야 하느냐, 우리의 울림이 다르니까. 우리 악기를 위한 시스템을 만들도 싶은
거죠. 정말 그걸 제대로 하려면 어떤 시스템에 의해 어떤 공간이 만들어져야만 실내
에서도 우리의 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 있느냐. 이 자체가 음악에 있어서의 에피소드
죠. '난장' 스튜디오는 그런 의미에서 시작한 것이죠.
Q : 인터뷰의 마무리를 위해 카페로 옮겼다. 땅바닥에 주저 앉아 울 만큼의 요란한
팬을 거느리진 않았지만 구 사람 곁에는 항상 사람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이 함께 움
직였다. 신해철씨는 처음 샀던 음반을 듣던 떼, 어떤 모습이였나요?
해철 : 거의 울었던 거 같애요. 옛날에 백판으로 산 게 이젠 CD 로 나와 있죠. 그걸
다 갖고 있지만 들을 때는 백판으로 들어요. CD 로 들으면 간지러워 못 듣겠는 게
옛날에 백판으로 들을 때 요기서 찌걱거리는 소리, 튀는 소리,지금은 그냥 깨끗이 돌
아가니까. 옛 백판에는 소음 소리, 가끔은 튀기도 하죠. 그런 걸 포함해서 나한테는
음악이었죠.
Q : 그런데 음악을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음악을 듣는 사람을 배려할까?
배려해야 하는 것일까?
해철 : 알아서 느끼라고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듣는 사람 마음이니까.
덕수 : 자기가 생각하는 게, 내가 만드는 게, 내가 만들고 싶은 음악이 우선인 거 같
애요. 제 경우는 아직은 상생의 정신을 앞세우죠. 둘이 만나서 뭔가 더 좋은 하나를
창출해내고자 하는. 국악이라는 개념도바뀌어야 해요. 국악은 나라 음악이라는 뜻인
데 국악 아닌 음악이 어디 있어요. 클래식 음악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1백 년이 넘
었어요. 언제까지 남의 나라 음악이라고, 서양음악이라고 해야겠어요?
Q : 계획 중인 일은 무엇인가요?
덕수 : 세종 솔로이스츠를 이끄는 강효 교수를 만난 적이 있어요. 그 분께 얘기했죠
. 이왕이면 멤버들이 한국인이라면 좋겠다구요. 그러면서 한 가지 제의를
했죠. 우리 나라 음악의 대표적인, 가장 보편성을 띤 음악인 산조를 꼭 거문고, 아쟁
으로만 해야 되느냐구. 아쟁 산조를 첼로로 하자는 얘기죠. 어떤 위대한 작곡가도 못
만든 것들을 말이죠. 지난 몇천 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건데 그 자체를 첼
로로 연주하게 해주면은 세상의 모든 첼리스트가 연주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죠. 해
금으로 할 수 있는 거를 바이올린으로도 하게 하자. 내년에 아스펜 음악제에 갈 거예
요. 그걸 가지구. 우리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함께하자는 거죠.
Q : 아무리 윤택해 보이는 삶일지라도 뒤돌아보면 어떤 한 부분은 아쉽고 후회스런
부분은 남아있다. 외국 연주인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는 김덕수. 더 이상 올라갈 자리
가 없어 해체한다는 신해철. 그들에게도 편지 못한 기억이 있다면 무엇일까?
덕수 : 조금 더 열심히하지 못한 것. 생각하고 계획한 것을 고집스럽게 했어야 하는
데... 제가 서울대 국악과를 가려고, 그때는 국악과가 서울대밖에 없었어요. 원서를
냈는데, 시창 청음 때문에 포기했어요. 피아노를 쳐야 해. 국악과를 가야 하는데.
도무지 그게 납득이 안 가는 거야.
해철 : 걸음마부터 국악을 시작해가지구 사실 거기 들어가서 교수를가르쳐도 될 판인
데 학생으로서 입학이 안 된다구. 넌센스죠.
덕수 : 그냥 모른 척하구 갔으면 좋았을텐데. 안 가구 단국 대학교 도자기 만드는 과
를 가지 않았겠습니까 요업과를. 거기도 갔더니 도자기 만드는 건 가르쳐 주지 않구
무슨 미분 적분... 2학년까지는 그것만 한대요. 2학년까지는 교양 과목이라고 생각
지도 않았던 것 가르치더라구. 거기도 관뒀어요. 그런 것들이 아쉽더라구요. 했으면
뭘 배우든 배웠을 테고 음악 생활하면서 큰 도움이 됐을 텐데 말이죠.
해철 : 아쉬운 거 없어요. 다시 시간이 주어진다 해도 지금과 달라질 게 없죠. 제 생
활 원칙은 97퍼센트는 완전히 오픈하고 내가 생각하는 3퍼센트만 지키자는 거예요.
그 3퍼센트는, 예를 생활에서 들면 명성이나 성곡보다 중요한 건 내 가족이다, 여자
나 친구를 만나건 생활 패턴이나 이런 게 음악에 방해가 되면 안 된다는 거죠. 그리
고 장기전을 펼치는 거니까 멋있게 살다가 불꽃처럼 죽는 천재, 이건 전 관심이 없죠
.
덕수 : 얼씨구.
해철 : 70살 됐는데 머리는 하얗게 돼서도 연륜이나 그런 건 많이 쌓였는데 가슴 속
엔 젊은이 같은 정열이 그래도 살아 있는 거예요. 만년에 하나 딱 터뜨리고 난 됐어
. 그리고 딱 죽는 거.
덕수 : 할렐루야! 그래 나도 그거야. 자살하는 사람만큼 비겁한 사람은 없을 거예요
. 숨쉬고 있다는 거 얼마나 좋아요.
해철 : 70살까지 음악 하고 싶으면 건강해야 하고 조깅해야 하고, 잘 먹어야죠. 일단
생활을 건전하게 유지를 해나가면서 그 생활 패턴 안에서 깜짝깜짝 놀랄 만한 걸 얼
마든지 찾을 슈 있어요.
덕수 : 모든 직종이 다 그렇지만아주 큰 기운을, 에너지를, 우리말로 공력입니다. 그
공력이 쌓여져 있는 만큼 나오는 거예요. 곡을 써도 그렇고 연출을 해도 그렇고. 그
게 없으면 신선도가 떨어지는 거죠. 그걸 지키고자 하는 이들은 위대해요.
해철 : 전 인생이 하나의 게임이라고 생각해요. 거대한 가상 현실 게임일 수도 있죠
. 여기서의 주된 득접 포인트는 경험치죠. 보고 배우고 자기가 뭔가를 알게 되고. 어
떤 일이든지 끝까지 가면 도가 된다고 우리가 살고 있는 시간이 모두 배우는 시간이
잖아요. 기왕이면 재밌게 살아야죠.
두 사람의 공통점을 묻자 '담배를 피는 것'이라던 이들. 음악인으로 살아가는 행복과
그것에 이르는 두 사람은 길을 알고 있었다. 진지하면서 유쾌하게, 그리고 정열적으
로.
VOGUE 1998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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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 (TRNP2W )
[기사] 정글스토리 소리없이 30만장 돌파 1996-08-19 23:20 65 line
가요계의 논객 신해철 그의 영화음악앨범 정글스토리가 조용하게 3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인기를 누리고있다. 영화앨범의 성곡이 드문데다
영화가 저조한 흥행을 기록했음에도 이례적으로 앨범이 호조를 보이는 이면에는
신해철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로 보인다. 타이틀곡 아주 가끔은, 절망에 관하여.
를 비롯하여 9곡이 들어간 이번 앨범은 영화 앨범임에도 작사,작곡,편곡과 연주
노래, 그리고 프로듀싱까지 전분야에 걸쳐 직접 챙겨 솔로앨범의 성격이 강하다.
그가 꾸려가는 MBC라디오의 FM음악도시 신해철입니다 도 스타일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자기의 고유영역을 지켜가는 음악인들이 해박한 전문지식과 선곡으로
깔끔하게 진행하는 음악코너들과 일만방송에서는 듣기 힘든 실험성 강한 좋은
곡들을 선보이는 등의 노력으로 이젠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윤상과의 프로젝트 앨범
을 구상중이며 11월중 그룹 넥스트의 음반을 발표할 예정인 그를 만나 보았다
-영화앨범과 조인트 앨범에 대해
원래부터 음악으로 표현 가능한 모든 장르에 참여하고자 했습니다. 전에 광주항쟁을
소재로한 황무지와 바람부는 날에는 압구정동에 가야한다 의 영화음악을 한 경험은
있었지만 국내 최초의 록음악과 가수의 애환을 담은 영화스토리가 마음에 들었습니
다. 조인트 앨범은 실험성의 연장으로 시도를 구상한 것입니다. 윤상의 발라드와
저의 록음악이 합쳐져 보여질 새음악이 어떤 형태로, 또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합니다.
- 가수 신해철이 생까하는 록음악은 어떤지
흔히 록음악을 저항의 음악 반항의 음악이라고 합니다. 제가 즐겨 쓰는 표현인
낙오자의 음악이라는 것이 있는데 사회의 소시민으로 살아가는 사람들로서 아무것도
없는 것이 아닌 얼만큼을 가진자. 그러나 떨쳐버리지 못하는 지식인들이 가지는
비겁자 정서를 기본으로 그들의 감정을 노래하는 것을 말합니다. 서태지가 과감히
벗어던질 수 있는 만큼 제가 그렇지 못한 면이라고 할수 있죠.
- 독특한 음악문법과 개성적이고 강렬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음악에 있어 록음악을 하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형식을 빌려왔다는 것입니다.
그 속의 내용은 우리 것을 담아야 한다는 거죠. 서구적 음악을 극복하기 위해
실험성을 가미하는 것이고 유산으로서 쉽게 물려받은 음악이 아닌 익히고 투쟁하고
쟁취하여 얻는 음악, 그래서 개인보다 밴드로서 넥스트는 음악동지로서 저에게
중요한 의미 이상입니다.
- 대중음악가수로 상당한 달변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으며 공륜의 사전심의
철폐에도 목소리가 큰편이었다. 그점에 대해서는
대중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입다물고 숨어있어야 멋있는데...(웃음) 상황이
좋았다면 입다물고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비틀어진것은 바로잡는데
2배의 시간이 걸립니다. 심의문제도 결국 문화의 공권력에 대한 행사차원에서
침묵만이 능사가 아니었기에 조그만 실천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제도와는
오히려 싸우기 쉬운편입니다.이제부터는 내부와의 싸움이 더욱 중요하다고 봅니다.
- 대중가수로 가지는 입장은
대중과 예술은 상호지원속에서 성장해야 합니다. 따로 분리한다는 것 자체가 큰
모순이죠.저는 앞으로 소모성 상품으로서 음악은 거부할 것입니다. 음악인으로서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음악성을 추구하려 하비낟. 여기에는 팬들의 몫이 커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 가요계의 이단자, 테러리스트 등 이름앞에 붙은 많은 수식어에 대해서는
저는 테러는 싫어해요 (웃음) 아직 젊기 때문에 충분히 현혹될수 있지만 결코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계속 음악을 하며 살아갈 사람으로서 연륜이 쌓인 70대쯤
(너무 길게 잡았나요) 만녕의 거장이라는 칭호를 받을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이제부터 곡을 미리 준비해 볼까요 (웃음)
MUSIC & PEOPLE
양원주 기자
LEGNA & NAT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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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넥스트 해체 기자회견 내용
오늘 낮 4시부터 시간 동안 63빌딩 르네상스홀에서 있었던 기자회견장에 참석했던
기자입니다. 많은 분들이 넥스트의 해체에 대해 당혹해 하시면서도 한편으로 배신
감을 느끼시거나 알 수 없는 서운함과 섭섭함이 많은 것 같아서 오늘 기자회견의
내용을 공개합니다. 전 기자 이전에 넥스트 팬이었기에 이번 해체가 무척 충격적
이지만, 그들이 그럴 수 밖에 없었던 현실의 난관을 알고 나니 이해할 수 있었습
니다. 이번 해체가 결코 멤버들의 손익 계산에서 나온 것이 아님을 알리고 싶어
서 이 게시를 올리는 것입니다.
정확한 판단은 여러분의 몫입니다만 결코 넥스트가 배신적인 행동의 해체가 아님
은 말 할 수 있습니다.
(기자회견 내용)
Q : 왜 해체를 하는가?
A : 이제 더 이상 올라갈 자리가 없어서이다. 이 말의 뜻에 오해를 하지 말았으면
한다. 정상에 섰으니까 내려가기 싫어서 그냥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활동 여건
이나 공간 등이 우리 밴드가 할 수 있는 조건이 이제 더 이상 없다고 느꼈다.
Q : 언제 해체를 결심했는가?
A : 라젠카 앨범 녹음 중 해체를 생각했었고, 멤버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그래서
영국으로 믹싱하러 가기 전에 결정하였다.
우리 넥스트는 12월 31일부로 해산한다.
12월 31일 마지막 공연을 끝내면 일체의 넥스트 활동은 없다.
그리고, 넥스트 해체 후 어떤 베스트 앨범이나, 라이브 앨범, 굿바이 앨범
등의 앨범은 나오지 않는다. 다만 싱글로 한 곡만 녹음하여 비매품으로
팬클럽 회원들에게만 기념품으로 나눠줄 예정이다. 이 앨범은 판매하지 않
을 것이기에 이버 라젠카 앨범이 넥스트의 마지막 앨범이다.
Q : 라젠카 앨범의 의미를 말하면?
A : 넥스트 최종 정규 앨범이 될 것이다.
우리 멤버들은 팝송 세대로서 팝송의 매니아로 자라다가 음악을 하고 싶은 마음
에 모인 그룹이다. 그래서,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적 모델의 음악은 서구 팝 음악
을 얼마나 잘 모사하여 팝 음악과 대등하거나 그 이상의 것으로 서양적 방법으로
만드는 것인가이다.
그런 의미에서 월드 앨범은 테크니컬이나 소리 등에서 떨어지지 않는 음반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너무 방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을 했다.
하지만, 연주력이나 믹싱 면에서 전혀 떨어질 것 없는 앨범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새로운 실험을 하는 팀으로 팀 명이 해석되지만, 사람들은 실험의 의미를
협의적으로 생각해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음악을 만드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로켓트를 발사하는 실험과 음악에서의 실험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서양에서 아무리 유행하는 음악이라도 우리나라에서 존재하지 않은 음악이라면
그것은 우리나라에서만큼은 실험적 음악이 된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음악을 한국에서 더 새롭고 가능한 음악으로 만든다면 그게 실험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번 해체 이후 음악적으로 두 번 째의 시기가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에 대한 반성과 복구. 이런 작업들이 이루어질 수 있는 시기인 것이다.
이제 다시 펼쳐질 각자 음악 세계 10년에 대한 출발이 될 것이다.
Q : 해체 후 계획은?
A : 아직 어떤 계획이 있다라고 말할 단계는 아니다.
서로 각자 음악 작업을 하게 될 지 또 연합하여 도와주는 관계가 될 지
아무도 모른다. 서로 거기까지 논의하지 않았다.
(해철) 나도 솔로로 나올 지 아니면 프로젝트 밴드를 만들 지 생각지
않았다. 지금 우리는 너무 지쳐 있고, 쉬고 싶다.
(수용, 영석, 세황) 아무런 계획을 세워놓지 않았다. 다만 마지막 공연을
위해 열심히 연습할 생각이다.
Q : 해외시장 진출 계획인가?
A : 예전부터 그런 보도가 있었는데 다소 과장된 면이 있다.
해외 진출에 대해서 생각은 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이 너무 취약하기에
아직 구체적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Q : 라젠카 앨범을 소개해달라.
A : 어릴 적 마징가 제트를 보면서 꿈을 키웠는데, 어느날 그것이 일본 것임
을 알고 심한 배신감을 느꼈었다. 그래서, 국산의 영웅, 국산의 만화를
만들고 싶었다.
일본에서는 이미 만화 산업이 거대한데 비해, 우리는 만화를 그냥 아이들
의 전유물로만 생각하고, 거기에 어떤 폐해를 주는 것인 양 터부시하고
있다. 그런 선입견에 대해 만화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작업이 되려 했다.
사람들이 내가 만화영화 음반 만들어요. 하면 모두 비웃었지만, 애니메이션
사운드 트랙 만들어요. 하면 와~하며 감탄했다. 이런 선입견을 없애고
싶었다.
그렇다고 만화 화면에 맞는 음악을 만든 것은 아니다.
그냥 전체적 느낌을 환타지적으로 안정감 있게 만들려 했다. 변화와 굴곡 없이
밋밋한 전개가 아니라 사이버틱한 느낌을 넣으려 했다.
이 작업으로 만화의 위상을 높일 수는 없겠지만, 이 작업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이후의 어떤 누구라도 이어갈 수 있는 새로운 발판이
되었으면 좋겠다. 처음에 투니버스 측에서 우리에게 만화내용이나 화면에 맞는
음악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어떤 음악이라도 괜찮으니 만화영화 앨범의 선입견
을 깰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 달라고 해서 흔쾌히 참여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어떤 장르게 구애 받는 것이 아니라 락에 기본을 두어도 구성은 드라마
틱하게 변화와 기복을 가지며 그 안에서 강한 멜로디 라인을 구사했다.
왜 우리나라에서는 락 음악에 멜로디가 살아 있는 것을 부정하는 지 모르겠다.
락이라고 해서 꼭 직석적으로 부수는 식의 가사를 넣는 것은 아님에도 우리나라
는 매니아들을 통한 음악이 되다 보니 정통성이라는 틀에서 벗어난다 싶으면
가차 없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우리 음악을 제대로 듣고 비판하는 것인 지 아니면
외국의 락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러는 지 모르겠다.
음악에 대한 일말의 이해 없이 그저 비판만 하는 사람들에게 많이 지쳤다.
우리 밴드의 목표는 락 뮤직과 밴드의 위상을 높이고, 기반을 잡는 그룹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 밴드는 빙하기의 공룡처럼 제 아무리 으르렁
대도 아무런 힘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임을 깨달았다.
우리는 소위 메이저 밴드이다.
앨범을 내 놓으면 우리가 어떤 시도를 해서 제작비를 얼마를 들이던 간에
팬들은 전혀 구애받지 않도록 보상해주었고, 실패하는 앨범이 없게 해주었다.
그러다보니 우리 한 팀만 호위호식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밴드가 되었고
여기에 대해 사저을 모르는 사람들은 그저 돈독이 올랐다라고 비난을 했다.
외국의 대형 밴드들이 각 공연마다 라이브 앨범을 내놓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안 하면서 우리 밴드가 이번에 내 놓은 세 번 째 라이브 앨범에
대해서는 라이브 앨범인데도 40만장 이상이 팔리니까 돈독이 올랐다라는
말을 서슴치 않았다.
우린 뼈를 깎는 듯한 아픔의 창작의 고통과 앨범의 마무리 작업을 하며
느끼는 좌절감에 포기도 많이 생각했었고, 우리가 벌은 돈을 어떻게
활용하여 음악에 쓸 것인가를 생각했지 우리의 부를 축적하기 위한 수단
으로 앨범을 제작한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앨범 수익금은 다음 앨범 준비 작업에 필요한 자본이 되었던
것이지 개인의 배를 불리기 이한 것은 아니었기에 한 메이저 밴드로서 당해야
했던 많은 비난들에 지쳤던 것이다.
우리 밴드가 다른 언더 밴드들의 방패막이가 되려 했지만, 오히려 혼자만
튕겨나와 비난만 받고 있기에 차라리 이런 안정감에서 나와서 굴곡과 변화
있는 삶 속에 뛰어들어야 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우리로 인해 많은 언더 밴드들이 힘을 갖고 더 음악에 매진하기를 바랬으나
우리도 더 이상 버텨주지 못한 것같다.
하지만, 어쩌면 우리가 사라져 주는 것이 다른 언더 밴드들에게 더 좋을
지도 모른다. 우리보다 더 참신하고 추진력 있고, 실력 있는 밴드들이
그들을 진정으로 인정해주는 기획자를 만나서 우리가 하지 못한 우리나라의
락 시장을 안정시켜주었으면 한다.
우리 생각에 우리나라에서의 락은 좀 더 상업적인 밴드가 나와서 유행을
시켰으면 한다. 즉 본 조비가 먼저 나오고 메탈리카가 나와도 별 상관 없
겠다라는 뜻이다. 락 밴드로서 아이돌 스타가 나온다면 우리 락 시장도 훨씬
나아질 것이다.
그리고, 원래 크리스마스에 맞춰 내가(신해철) 밴드 외적으로 관심 있어하던
테크노에 대한 곡들을 모아서 일렉트로닉 크리스마스라는 앨범명으로 내려
했지만, 이 역시 이제 돈독이 오르다 못해 캐롤 앨범까지 내는구나라는
소리가 나올까봐 취소했다. 절대로 캐롤 음반의 성격은 아니고, 그냥 시기만
그 때에 맞추고 한 곡 정도 기존 캐롤송을 전혀 다르게 하드코어 테크노로
편곡하여 넣을 생각이었지만, 취소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결코 멤버간의 불화 등으로 해체를 하는 것이 아니고
제 2의 음악 시기를 위한 휴식기를 갖는 것으로 생각한다.
당분간은 서로의 음악활동을 계획하지 않고 있지만
조만간 서로 연합을 하든 솔로를 하든 음악은 계속 할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너무 터무니 없었던 여러 소문들도 이제는 그만
나왔으면 한다. 해체 결심 후 이번 라젠카 앨범 작업은 너무나 고통스런
작업이었고, 힘들었다. 충분한 휴식 후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나올 것이다.
안광주 (사랑해럽)
[퍼옴] 틴스타 - 해체후의 넥스트에대해. 1998-08-29 21:51 189 line
틴스타 : 신해철, 해체 후 처음 밝히는 넥스트 6년에 대한 신해철이 하고 싶던 이야
기
Q : 안녕하세요. 이렇게 늦은 시간(밤10시에 만나 사진 촬영을 한 후 본격적인 인터
뷰는 자정을 넘겨서 부터 시작됨)에 인터뷰를 하게 되어 정말로 죄송하네요. 하지만
충실한 인터뷰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그나저나 오늘 굉장히 바쁘셨다면서요?
A : 예. 한동안 미뤄 두었던 일간지를 비롯한 인터뷰와 방송출연을 한꺼번에 했거든
요. 지금틴스타와의 인터뷰가 13번째 스케줄이에요
Q : 열세번이요? 너무 힘드셨겠군요. 일정을 분산시키시지
A : 분산시키면 시간을 여러날 빼앗기잖아요. 12월7일부터 열릴 콘서트연습도 해야하
기 문에 부득이하게 이렇게 됐어요
Q: 이미 다른 매체에서 해체에 대한 얘기를 많이 다뤘잖아요. 그래서 저는 다른 각도
에서 넥스트를 얘기하고 싶거든요. 특히 넥스트의 6년이야기를 듣고싶어요
A : 저도 좋아요 다른매체와의 인터뷰로 녹음기가 된듯하거든요. 그럼 시작 해볼까요
?
Q : 4집앨범이 애니음악이기때문에 원래 하려던 것을 다 못한건 아닌가, 아쉽지는 않
은가? (질문이 너무 길어서 요약했음)
Q : 이번 4집이 사운드트랙이다보니 이제껏 넥스트앨범에서 볼수 있었던 컨셉이나 주
제를 가지지는 못했지만 컨셉이 있다고 해서 비컨셉보다 우수하다고 생각하지않아요
. 그리고 어떤 아쉬움없이1.2.3집의 단점을 보강 했거든요. 그냥 넥스트4집이라해도
전혀 아쉬울거없구요. 단지 사운드트랙이기 때문에 만화의 유기성에 의해 얽힌 점만
정규앨범이 가질수는 없는 점일거예요
Q : 지금까지나온 넥스트앨범들이 가지는의미를 원년멤버로서 얘기해주세요
A : 1집인 홈은 풀컨셉을 시도했기때문에 사운드 기술상 부족함이 많았지만 풀컨셉을
시도한것 만으로도 기특하다고 생각해요. 제 솔로2집이 반컨셉을 가졌거든요. 거기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잖아요. 그리고 테크노와 락을 합치시킨 음악을 했었는데요.
몸은 어땠는지 몰라도 마음만은 10년정도 앞선 사운드를 하고자 노력했어요. 수록곡
중에서 아버지와나를 가장 좋아해요. 팬들도 그렇게 생각하실거구요. 2집인 빙은 하
드락을 함으로써 기존의 신해철이미지가 갈라진 앨범이라 할수 있어요. 즉 저를 그동
안 아이돌스타정도로 생각하셨던 분들이 "확~깼다"라며 돌아서기도 했고 새로운 매니
아층을 흡수한 앨범이예요. 내용은 훌륭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라인업이 불안정했
고기술상의 문제도 있었기때문에 내용의 훌륭함이 빛을 덜했어요. 라인업정착은 어떤
기술상문제도 극복할 수 있는데 라인업이 불안정했다는게 가장 아쉬워요. 3집인 월
드는 스튜디오 기술의 완성이라고 할수 있어요. 물론 그런 완성도를 보일 수 있는 세
계최고의 믹싱엔지니어를 영입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남들은 가장 불안정한 곡구성에
우왕좌왕 앨범이라 하지만 저는그렇게 생각지않아요 4집인 라젠카는 1.2.3집을 하면
서 느꼈던 문제점에 도전했어요. 사운드상의 부족함보충, 내용의 함축성, 강력하면서
도 멜로디가 있는 락을 하려했죠. 스케일을 크게 벌인다기보다 반전, 즉 조용하다 시
끄러워지고 단순하게 진행되다 갑자기 복잡한 구도를 보이는 효과를 노렸구요. 3집부
터 가진 안정된 라인업으로 각 파트의 특징을 고려했어요. 이 멤버들이 아니었다면
같은곡이라도 다른 사운드가 됐을거예요
Q : 하지만 항간에서는 신해철씨 혼자서 모든작업을 도맡아하는 일종의 독재적인 그
룹 운영이 아니냐고 하던데요
A : 그건 그룹음악에 대해 잘 모르기때문이예요. 그룹에서는 한명이 작곡을 한다해도
각자맡은 파트에 대해선 각자가 알아서 리듬진행을 하거든요 그러니 같은 곡이라도
다른 멤버들이 들어오면 또 다른 곡이 된다는 거예요
Q : 아무래도 최근 발표된 4집에 가장 궁금증이 많은데요. 사운드 트랙 이외에 어떤
메시지를 갖나요?
A : 집약된 메시지보다는 현실과 환타지의 교차점을 찾으려 했어요. 현실에 치중하는
락음악의 성격과 환타지적인 애니메이션의 성격의 중간을 잡으려 했는데 어느정도는
만족하고 있어요
Q : 아까 말씀하셨듯이 1.2집은 일관성있는곡의 구성을 가지는 것에 비해 3.4집은 여
러가지가 혼합되어 있거든요. 그사이에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었던건가요?
A : 1,2집은 내용이나 구성이 한쪽에 너무 치중했고, 3집에 와서 레코딩기술을 추가
로 공부함으로써 다양한 음악이 나온 거에요. 내용성이나 작품구상은 매앨범마다 달
라지지만 레코딩 기술은 한번 습득하면 계속 이어갈수 있잖아요. 3집이 꽤 오랜 녹음
시간을 가졌어요. 무려 500프로를 쓰면서도 계속 문제점을 보완할려 했어요. 그렇게
한번 죽어라 고생하면서 기술을 익혀놓으니까 이번 4집은 두달만에 가뿐히 녹음을
끝낼 수 있었어요. 이제 제가 고민해야할 것은 내용과 작품구상이지 기술상의 문제점
은 거의 다 해결되었다고 생각해요
Q : 넥스트의 해체로 그나마 명맥을 유지했던 락음악이 이제는 설자리가 별로 없을듯
한데 정말로 이젠 우리나라에서 락은 소생할수 없을까요?
A : 우선 fm방송규제 철폐와 팝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팝음악 프로그램이 더많이
늘어나야해요. 요즘엔 하루중 겨우 한두시간 정도만 팝을 들을 수 있거든요. 또한
사회전체의 통념들이 개선되어 좀더 개방적인 마음으로 음악을 들었으면해요. 한 줄
가사만을 문제삼아 곡 전체가 가는 훌륭함을 배제한다는 것은 빈대잡으려다 초가삼
간 다 태우는 격이 거든요. 그리고 뮤지션이 될만한 애들을 일찍부터 발견해 문화적
인 교류를 많이 시켜주는 거예요. 그렇게 되면 표절도 없을 것이고 우물안 개구리식
의 음악을 만들지도 않을 테니까요. 마지막으로 10대에 편중된 정상적 시장구조도 개
선되어야해요. 그렇다고 10대 음악을 줄이자는게 아니라 그들의 음악은 그대로 두고
20-30대가 들을수 있는 앨범이 계속 나오도록 20-30대가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햐
요. 메아리도 맞은편 산이 있어야 울리니까요. 그러니 20-30대는 들을 음악이 없다고
한탄만 하지말고 자신이 좋아했던 뮤지션들이 계속 음악을 할수 있도록 콘서트도 찾
아가 주고 앨범도 사서 들어주는게 락뿐만이 아닌 장르전체의 고른 발전에 도움이 될
거예요
Q : 본조비가 먼저 나오고 메탈리카가 나오는 것도 괜찮다는 의미는 무엇?
A : 변증법적 논리에 적용시킨거예요. 본조비와 메탈리카가 정과 반이 된다면 그 합
이 될수 있는 음악이 우리나라에서주류가될수있는 락이 될테니까요. 지금 얼터너티브
락이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데요. 이말을 해석하면 원래 락의 대안이라는 말이잖아요
.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요즘 얼터라고 나오는 음악들은 이상하게도 하나의 장르인양
해석하고 있는듯 해요. 그런 면에서 본다면 모두들 락의 대안적인 음악을 하고 있으
니 락을 표방하는 넥스트는 비주류라고 할수 있죠
Q : 넥스트였기에 못했던 음악을 할것인가?
A : 음 저야 뭐 싫어하는 음악이 없거든요. 그래서 이제 어떤 음악을 할지 저도 몰라
요. 전 약간의 즉흥성을 즐기거든요. 아직은 쉬고 싶다는 생각이 더 지배적인데 얼만
큼 쉬면 그때 생각나는 음악을 할거예요
Q : 솔직히 신해철씨는 몇옥타브를 넘나드는 뛰어난 가창력의 소유자라고는 생각치
않지만 곡마다 창법이 많이 바뀜으로써 그런 가창 력의 문제 해결하는듯 하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A : 전 항상 가창자로 생각지 않고 전체 프로듀서 내지 작곡자로 생각해요. 그래서
곡을 만들면서 객원싱어를 도입힌다는 생각을로 창법을 고려하죠. 그리고 객원싱어로
저를 내세워 놓고선 생각했던 창법들을 구사하고 있어요. 곡에 맞추는 창법이지 노
래를 한다는 자체는 별 의미를 두지 않아요. 하지만 보컬 어레인징에 대해서는 많이
신경을 쓰고 있어서 그래도 듣기싫지는 않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Q : 이번 해체로 인해 10년이된 신해철씨 개인의 음악 1기가 마감됐는데요 한번 뒤돌
아 보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A : 아무래도 배움의 시기였으니까 시행착오도 많이 있었지만 전 재미있게 공부했다
고 생각해요. 또 팬들께서 공부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게 장학금도 주셨거든요. 일명
fm 장학금이요(fan's money) 그렇게 받은 장학금을 기반으로 하고 싶은 시도를 다
하면서 아무런 제재없이 공부했던 시기라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열심히 공부하는 이
상 팬들의 장학금은 끊이지 않으리라 믿어요. 저 장학금 계속 주실거죠?
A : 말 자체의 뜻으로만 본다면 약간 독재자나 교주같은 스타일이 카리스마라고 생각
할수 있겠지만 저에게 있는 카리스마라는 것은 일종의 팬들의 믿음이라고 생각해요.
즉 차범근 감독이 만약 선수로 센터포드를 맡아 뛴다면 잘하든 못하든 그 감독의 과
거실력을 믿기때문에 사람들이 안정을 할수 있잖아요. 이렇듯 저도 제가 가진 어떤
능력 이외의 무형의 것이 작용하여 신해철이 만든 음악이면 한번 들어봐도 될지 모른
다라는 믿음이 팬들에게 있는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구요
. 카리스마는 상대방이 느끼는 것이니 제가 더이상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거예요
.
Q : 지금껏 음악얘기로 일관했는데요. 그렇다면 신해철씨는 음악다음으로 뭐가 중요
할지 궁금한데요
A : 음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지 않아요. 음악보다 더 중요한게 가족과 나 자신이
니까요. 음악이 세상 어떤것보다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는 생각하지 않거든요. 다만
저에겐 다른것도 중요하지만 음악이 조금더 비중을 갖는정도예요. 뮤지션이 음악만
생각하고 파고든다고 해서 훌륭하다는 생각은 안하거든요
Q : 요즘 우리 음악이 외국음악의 모방 이상을 못하지 않나 하는 말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A : 음~ 가령 벽에 추상화가 한장 걸려있어요. 하나는 화가가 기본기부터 차근차근
배워서 그린 것이고 하나는 아무생각없이 어린아이가 그린게 알아볼 수 없어서 추상
화가 된것이예요. 하지만 이 두그림은 분명 차이를 가지죠. 이렇듯 자기것이 있어서
비슷하게 그린후 변형을 시키는 것과 실력자체가 없어 따라 그리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생각해요
Q : 넥스트는 칭찬도 많이 받지만 일부 락 매니아에게는 혹독한 비판도 받는데 어떻
게 생각하세요?
A : 전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가지는 골라들을 권리를 존중해요. 하지만 청취자를 넘
어서 마치 자신이 뮤지션인양 이래라 저래라 말로만 요구하는 것은 수긍하기 힘들어
요. 원래 듣는 것은 무한정으로 포용할수 있어서 머리에 이상적인 멜로디가 떠 올라
도 직접 만들다보면 정말 유치하고 부끄러운 사운드가 나오거든요. 만약 들어서 좋으
면 좋고 싫다해도 할 수없지만 구체적인 기술이나 사운드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별로
좋게 안들려요
Q : 원래 누가 한번 해놓은 것을 보면 쉬워보이니까요. 콜롬부스의 달걀인 거죠
A : 근데요 그 콜롬부스의 달걀도 얼마나 힘든지 아세요? 제가 한번 해봤는데요 달걀
밑부분만 살짝 깨서 세운다는게 굉장히 힘들더라구요. 힘을 조금만 주면 다 깨지죠
, 깨질까봐 살살 내리치면 도통 깨지지 않거든요 어처구니없게도 계란을 세울수 있는
방법을 알지만 정작 직접 세운다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알았어요. 음악도 마찬가지
예요
Q : 지금까지 얘기하는걸 보니 비유를 많이 하시는데요 그런 표현은 어떻게 다 생각
하세요? 즉흥적이든 아니든 대단하시네요
A : 그냥 평소에 많은 생각을 해요. 하나의 현상, 사물을 볼때도 여러 시각으로 바라
보죠 그러다보니 다양한 생각이 떠오르고 말을 할때 적당하다 싶으면 얘기하게 되고
뭐 그런거예요. 한 마디로 잡생각이 많으거죠 뭐
Q : 절대로 잡생각이라고 치부할수만은 없는걸요. 여하튼 긴시간 많은얘기 정말 감사
드려요. 많은 스케줄에 피곤하셨을텐데 이렇게 솔직하고도 내용 풍부한 대답을 해주
셔서 제가 많은것을 배우고 느꼈어요.콘서트도 기대할게요
A : 저야말로 이렇게 늦은 시간에 인터뷰하는 것을 이해해 주셔셔 감사하고 제가 그
동안 생각만 했지 표현못했던 많은 것들을 팬들께 알린 시간이 었어요. 밤이 깊었는
데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취재 : 이후연기자
휘유. 정말 많지요? 아직 저도 못읽어 봤는데 올리고 나서 읽어 보려 하는 중입니다.
이거 다 모으신분 정말로 대단한 듯.. 그냥 그대로 올릴려고 해도 일이 이렇게 많은데 말이죠.. ^^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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