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동경 여행기 (14) - 지유가오카 II.

참으로 오랜만에 다시 시작하는 동경 여행기.

이번에는 지난 글에 이어서 지유가오카 이야기를 할까 한다.

 

먼저 지난번 내용에 빠진 부분 추가.

일본 종이를 이용한 문구 가게의 이름을 잊어버렸다고 했는데 그 가게 이름은 Shala이다.

 

 

아래 지도는 지유가오카 동네와 우리가 다녔던 가게의 위치를 나타낸 것이다.

야후 맵에 포샵질과 그림판질을 이용하여 찍었다. 많은 이용 바랍니다.

 

 


 
위치에 따른 가게 이름은 다음과 같다.
 
ⓐ Shala: 일본 종이를 이용한 문구류
ⓑ 와타시노헤야(私の部屋): 잡화점
ⓒ Hotch Potch: 잡화점
ⓓ 후유칸(布遊館): 천/도기 제품
ⓔ Babbo Angello: 이탈리안 레스토랑
ⓕ Momo natural: 주방용품, 생활용품
ⓖ Momo natural chic: 가구, 악세사리
ⓗ Frogs: 개구리를 주제로 한 잡화
 
 
 
와타시노 헤야를 둘러본 우리들은 근처의 몇몇 가게를 돌아보았다.
잡화점에도 들어가보고 옷가게에도 들어가보고...
 
그러나 잡화점의 물건은 대개는 비슷했고,
(지난번 글에 썼떤 특이한 물건이라는 게 모든 잡화점에 다 있었다!)
 
옷가게에서 파는 것들도 우리나라에서도 살 수 있을 법한 것들이 대부분.
그러다보니 어느덧 점심때가 됐다.
 
 
위 지도의 후유칸을 둘러보다가...
매장 아저씨한테 근처에 맛있는 식당 없나 물어보았다. --;;
(감이 안 올때는 현지인에게 물어보는 게 최고다.)
 
그 아저씨의 추천을 받아 빠뽀 안젤로(Babbo Angello)란 이탈리아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날씨가 더워서 식욕도 별로 없었지만... 맛있었다.
(식사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할까 한다.)
 
 
점심을 먹고 간 곳은 Hotch Potch라는 잡화점.
 

 
호치포치 앞에서 찍은 사진.
HP라고 씌어진 오렌지색 차양막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다.
 
 
 
호치포치의 내외부 분위기는 우리나라 팬시점과 비슷한데,
안에서 팔고 있는 물건은 팬시점의 그것보다 훨씬 다양하다.
 
생필품, 문구류, 악세사리 들 종류도 많은데... 파는 모든 물건이 다 귀엽고 예쁘게 생겼다.
여심(女心)을 흔들 만한 것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물건 값도 싼 편.
 

 
호치포치에서 파는 수동 안마기.
보고 있으면 피식 웃음이 나온다.
 
 
 
가게 안을 한참 들여다본 끝에 송졍의 핸드폰 주머니와 집에 놔둘 계산기를 샀다.
빠알간 색의 심플한 디자인이라 무척 마음에 들었다.
 
 
다음은 점심 먹을 식당을 추천해 준 후유칸으로 다시 갔다.
 

 
후유칸(布遊館) 앞에서 찍은 사진.
 
 
 
가게 이름이 천으로 노는 집... 뭐 그런 뜻인데, 이름처럼 패브릭 소품이 많았더랬다.
사진에도 매장 밖에 내놓고 싸게 파는 물건이 보인다.
 
천 제품 외에 도자기, 주방용품도 특이하고 이쁜 것들이 많았더랬다.
이들 가격은 좀 비싼 편이었으나 역시 눈이 즐거웠던 곳.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게 없나 싶어서 한참을 들여다본 끝에
여자용 천가방과 겉에 천을 둘러싼 정리 박스를 샀다.
 
 

 
후유칸에서 산 정리 박스와 호치포치에서 산 작은 계산기.
 

 
 
후유칸에서 산 천가방.
지유가오카에서 샀던 것 중 최고의 아이템.
 
 
사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어깨에 메거나 손에 들 수 있는 타입이다.
보통 천가방과는 달리 바닥이 둥글다.
 
저런 천가방이라는 게 대부분 만듬새가 꼼꼼하지는 않은데, 저건 달랐다.
아무렇게나 대충 만든 물건이 아니었다.
 
100% 면이라 촉감도 좋고 관리하기도 편하며 원단이 촘촘하게 짜여 물이 스며들지도 않고...
그리고 양면이라 뒤집어서 쓸 수도 있다.
 
가장 큰 장점이라면 겉보기에 그리 커 보이지도 않는데 수납 공간이 엄청나다는 것.
장볼 때 사는 PET병이나 큰 우유팩 등도 충분히 넣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단다.
 
실용적인데다 나름대로 깔끔한 디자인이라 송졍이 자주 사용해 주었다.
날씨가 또 따뜻해지면 메고 다니겠지.
 
 
8월의 동경은 뒤지게도 더웠다.
이런 날에 쇼핑을 하려니 몸도 마음도 피곤해졌다.
 
게다가 '아이러브도쿄'에 소개된 가게 중 몇 군데는... 
파는 물건과 가격대가 책에 나온 것과 심하게 다르기도 했다.
또한 동네 자체가 좀 비싼 곳이다보니 좋아보이는 것들은 비싸기만 하고...
 
 
 
다음 간 곳은 모모내추럴(momo natural)이란 곳이었다.
위 지도를 보면 다른 가게와는 조금 떨어져 있는데, 이런 곳에 가게가 있나... 싶은 곳이었다.
이름처럼 자연친화적(?)인 소재로 만든 물건이 많다.
 
가자마자 눈에 띄었던 것은 나무로 된 도어 스토퍼.
여름이라 우리집 작은 방과 창문을 열어놓고 지냈는데 자꾸만 문이 닫혔더랬다.
그래서 꼭 필요했던 물건. 가격도 100엔이었던가 그랬다. 얼른 하나 샀다.
 
안에는 주방용품이 꽤 많이 있었고, 고객의 대부분은 아줌마. 남자는 나 하나뿐;
쪽팔림을 무릅쓰고 한참을 돌아본 끝에 밀봉 집게가 달린 원두커피용 스푼을 샀다.
 
 
 
 
우리집 작은방 문을 받치고 있는 도어 스토퍼.
 
 
 
 
봉투 밀봉 집게가 달린 스푼. 한 스푼이 대략 에스프레소 한 잔 분이다.
원두커피는 신혼여행을 간 발리에서 사온 것.
 
 
 
길 건너편에 같은 계열사(!)로 보이는 모모내추럴 칙(Momo natural chic)이 있길래 가보았다.
안을 둘러보니 인테리어 소품 및 가구를 파는 곳이었다.
 
역시 파격적인 디자인을 가진 물건이 많았다.
 

 
이게 뭘로 보이시나? 바로 시계다.
위에서 보아야 시간을 알 수 있기는 하지만... 좋은 아이템이다.
 
 

 
모모내추럴 칙의 내부.
천장에 채광창이 있어 특별한 조명 없이도 가게가 꽤 밝았다.
 
우리나라 까사미아 같은 가구점의 분위기와 비슷하다.
그러나 가구 외에 인테리어 소품의 비중이 작지 않았다.
 
 
 
전부터 송졍이 보석함 보석함 노래를 부르길래 하나 만들어줄게... 했었는데
당최 시간이 나지 않아 손을 댈 수가 없었다. 당연히 매번 갈굼(!)을 당하고 있었고.
 
마침 흰색의 심플한 디자인의 보석함이 있길래 그걸로 때울 수 있었다.
화장대 위에 놓고 송졍이 요긴하게 쓰고 있다.
 
 
 
단촐하지만 요긴한 보석함.
 
 
 
날씨가 덥고 지쳐서 송졍이 가게에서 좀 쉬었다 가자고 했다.
소파에 앉으면 안되냐고 직원한테 부탁하니 흔쾌히 앉아도 된단다.
(우리나라는 진열품도 팔 물건이라고 앉지도 못하게 한다.)
 
소파에 앉아 쉬면서 가게 내부를 한 장 찍어보았다.
 

 
특이한 디자인의 장식장이 눈에 띈다.
목재를 곡선으로 가공하려면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곡선 구조의 가구는 참 드물다.
 
멀리 창 밖에는 숲이 보인다. 가게가 공원 옆에 있기 때문이다.
가게 위치도 예술이다. --;;;
 
 

 

이제는 살 것도 다 샀다... 싶어서 지유가오카 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마지막으로 들렀던 가게는 Frogs.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개구리 모양의 물건을 파는 곳이었다.

장식품은 물론 생활필수품까지 개구리 모양을 하고 있다면 OK. --;;

 

좁은 가게의 1층, 2층이 죄다 개구리였다.

여기서는 개구리 모양을 한 도기 저금통을 샀다.

 

 

Frogs 내부의 개구리 모양 장식품.

저 많은 개구리들이 개굴개굴 울어버릴 것만 같았다.

 

 

 

 
우리집 거실에 놓아둔 개구리 저금통.
거실장이 짙은 녹색이고 TV도 검은색이라 눈에 잘 띈다.
가끔 10원짜리가 생기면 넣어둔다.
 
개구리 앞에 있는 것은 무선 마우스-키보드의 인식 센서
 
 
 
 
이렇게 지유가오카 이야기는 끝.
다음 갈 곳은 시부야/에비스 근처의 다이칸야마(代官山) 되겠다.
 
늦은 여행기지만 재밌게 봐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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