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쩐의전쟁 & 메리대구 공방전..

 
 


최근 드라마를 보지 않다가, (드라마를 안 본다기 보단 TV를 안 본다는게 맞을지도..)

이래 저래 동시간대의 두 드라마를 동시에 시청하게 되버렸다.

SBS의 '쩐의 전쟁' 과 MBC의 '메리대구 공방전'..

 

아무튼 국민 드라마니 초유의 시청률이니 해도 안 보면 끝까지 안 보는 스탈이지만,

한번 보기 시작하면, 전회를 보지 않으면 경기가 나고, 다른 매체에 원작이 있다면 원작까지 섭렵해야 직성이 풀리는

이 지지리 궁상맞은 '급성 발작성 오덕후 증후군' 덕분에,

 

동시간대인 데다가, 원작까지 따로 있는 이 두 드라마의 성격상

앞으로 애로사항이 만발 할 듯 하다..

 

 

일단 두 드라마는 성격 상 판이하게 틀리다. 쩐의 전쟁이 정극 포멧 아래에서 세태 풍자극의 성향을 띄고 있다면,

메리대구 공방전은 트렌디 드라마의 큰 맥락에 인터넷 소설 특유의 엽기성과 캐릭터성을 첨가한 드라마이다.

 

 

 

 

 

 

 

 

 

 

 

 

똑같이 4회분 까지 방송된 초기 단계에서 두 드라마는 각자의 특징을 충실히 표현 해 내고 있다.

쩐의 전쟁의 경우 초반 임팩트를 매우 강하게 끌어서 첫 회에 이미 상당한 갈등 요소를 표현 해 놓았다.

주인공 양친의 불행한 죽음과, 한 순간에 무너진 커리어, 사랑까지 잃어 버리고, 울분과 증오로 버무려진 주인공의

쓰라린 오기까지.. 박신양의 열연과 더불어 초반 임팩트의 포스는 매우 훌륭했다.

 

 

 

 

 

 

 

 

 

 

 

 

메리대구의 경우도 자기 정체성에 충실하다.  트랜디 드라마에서는 초반의 경우 줄거리 플롯보다는 캐릭터 표현에 힘을 쓰기 마련이다.

이 드라마 역시, 초반에 전직 무협작가 출신 백수남과 광녀(;;) 수준의 아스트랄한 자아 세계를 보여주는 백수녀를 비롯

주변인물까지 꼼꼼한 캐릭터 표현에 충실 하고 있다. 박신양의 연기력과는 다른 관점으로, 이하나의 엽기녀 연기 역시

드라마 성격상 오버 페이스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거부감이 들지 않고 떨어지는 개연성을 덮어 줄 만큼은 된다는 점에서 훌륭하다.

 

재미있는 부분은 두 드라마의 공통점이다.

표현 방법은 다르지만 두 드라마 모두 오늘의 우리 사회 기저에 깔려있는 사회적 트라우마를 부분 요소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가계 채무가 나날이 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비록 시청자 본인은 악성 채무를 겪어 보지 않더라도 

쩐의 전쟁의 극중 상황은 많은 사람의 현실적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부분이다.

우리 역시 우리의 현실속에서 어떤 형태로든 돈에 얽메이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금나라 가족에게 닥친 돈의 비극은 그저 남의 일만 같지는 않다는 느낌이랄까..

때문에 매우 극단적 상황의 연속임에도 불구하고 주인공과 그의 가족에게 공감과 동정이 가게 되는 것..

('카드빛 내지 마라'라는 아버지의 유서.. 허망하고 서글프면서도 왠지 와닿는다. 정말 슬프더라..ㅠㅠ) 

 

 

 

이러한 '현실적 동질감'을 토대로 우리는 금나라를 응원하게 되고, 

자신과 가족을 파멸시킨 '사채업자..나아가서는 돈 그자체'에 대한 복수를 위하여

직접 자신을 오염시켜가며  정면 승부를 감행하는 아이러니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지켜 볼 수가 있다.

 

하지만 주인공의 행동이 단순히 부를 얻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자기를 나락으로 빠트린 '돈'과 그에 얽혀있는 부조리한 집단들과의 한판 승부라는 점을 상기할때,

이 드라마의 모든 이야기가 '돈'을 통해 돌아 가고있지만 실제 이야기 하는것은

인간의 모습 그 자체이다.

 

 

 

 

 

 

 

 

 

 

 

 

메리대구에서는 표현의 방법을 달리하여 '백수'의 모습을 오히려 코믹하고 활달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러나 그 저변에는 '무엇이든 해야한다'는 마음.. 쓰레기를 뒤져서 쿠폰으로 피자 한판을 만들던지

광녀취급을 받더라도 노래 연습을 하는등.. 그 표현의 코드가 고뇌와 쓰라림이 아닌 명랑, 코믹일 뿐이지 그 저면에는,

유래없이 높은 청년 실업률 아래에서, 사회에서는 높은 벽과 제한 된 기회에 직면하고,

내적으로는 가족과 친구에게 눈치 혹은 동정을 받는 현실을 반어적으로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바늘구멍 취업의 축소판 버전이라 할 수 있는 '황제 슈퍼 알바 3차 입사 경쟁'에서 두 캐릭터는 너무도 열심히 뛴다.

그 뿐 아니라, 두 캐릭은 현실은 백수이지만, 기본적으로 의욕과 명랑함은 잃지않고 있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의 사회 현실 반영의 방법은 이 세상에서 뛰고 있을 우리들에게 던지는 긍정적 파이팅이다.

 

 

서로 다른 의미에서 '극한 상황'에 쳐해 있는 두 드라마의 캐릭터 들은 상당히 망가지는 모습이 많이 나온다.

쩐의 전쟁에서는 '금나라'의 억울한 몰락이라는 관점에서 슬픔과 분노의 공감대를,

메리대구 공방전에서 메리와 대구의 망가짐은 캐릭터의 코믹함과 친근감을 형성한다.

 

아무튼, 배우들은 고생을 하겠지만 덕분에 드라마를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요소가 된다..

그럼 두 드라마 등장 인물들의 '굴욕 인증샷'과 함께 마무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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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mamirine 2007/05/31 19:11
메리대구 완전 좋단말이어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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