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m.12:54:41 Friday, July 26th 2002 -  
Pen...하면 할 얘기가 무지 많다는걸 나를 아는 사람들은 안다.^^

글쎄... 언제부터라고 해야할까...

어릴때부터 나는 '색' 이 좋았다.

색칠공부도 좋아했고, 여러가지 색이 어우러져서 만들어내는

조화를 굉장히 좋아했다.

그래서 색색가지 펜에 강한 집착을-_-; 보이며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중학교때 내 필통은 큰 주머니였다. 아무도 그것을 필통으로 쓰리라고 생각하지 못할만한..^^;

그 안에 내 펜은 가득 차 있었다.

그때부터 나는 '니네집 문방구하냐?'라는 말을 수도없이 들었다.

그렇게 많은 펜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문방구나 화방에가면 난 꼭 펜 앞에서서

또 어떤 새로운게 나왔나 구경하곤했다.^^

내가 고등학교에 들어갔을때... 그때 애들이 많이 쓰던 펜이, 일본건데--;

Hi-tec라고... 0.3mm짜리 펜이 있었다.

한자루에 2000원정도 하는 펜이었지만 한번 써보고 나는 당장 사서 그것만 썼다.^^

써지는 느낌이 정말 최고-.- 였고 그 펜이 나오고나서 다른 비슷한 펜들이 많이 나왔는데,

싼맛에 그 펜들도 써봤지만 도저히 그 느낌이 안났다.

역시 일본이 펜을 잘 만든다고 인정할 수밖에없었다.-_-;

아, 볼빠지는거만 빼면 딱 좋았는데^^

그리고...

몇몇 돈 많은 애들은^^; 진짜 비싼 로트링펜을 썼었다.

지금은 내 전공이 전공이니만큼 그런 펜을 당연히 써야하지만(?)

로트링펜은 정말 전문가들이나 쓰는 펜인데 어쩌다가 그때 애들이 그 펜을 쓰게됐는지..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약간 설명을 하자면,

아마도 제도나 그런 정밀한 작업을 할때 쓰는 펜인데,

잉크가 따로있어서 넣어서 쓰는거구, 0.1mm 부터 음..

굵기는 다양하게 있을거다...

이 펜으로 글씨를 쓰면, 글씨 못쓰는 사람도 그럭저럭 괜찮아 보이게 쓸만큼

글씨가 예쁘게 써졌다.

너무 가늘어서 진짜조심해서 쓰지 않으면 금방 막히고

힘센애가쓰면 휘기까지하는 펜이다.^^;

가격은...-_-; 비싼건(좋은거) 한자루에 만원정도 했다.

진짜 비싸죠?^^;

그렇지만 하얀색 잉크도 넣을 수 있고, 검정잉크랑 섞어서 회색펜을 만들수도 있고,

미끈미끈한 비닐같은 표면에도 써지는 그 펜을 내가 포기 할 수 있을리가 없었다..

너무 비싸서 그냥 가끔 다른애들한테 빌려서 쓸까 생각도 했지만,

내가 원래 그런걸 무지 싫어한다.

다른 사람한테 빌려쓰거나 빌려주면 불안해서 제대로 못 쓰기 때문에

불안하게 쓸바에야 내가 산다는 주의이다.^^;

그래서 결국은 샀다.^^;

그 펜이 워낙 조심스럽게 쓰지않으면 쉽게 고장나기 때문에

막히면 또사고 그래서 그 펜에 들어간 돈이 장난이 아니다...


그래도 펜 사는 데 쓰는 돈은 하나도 아깝지가 않았다...^^;

누가 나한테, 내가 좋아하는 갈비나^^; 같은 가격의 펜을 사준다고 한다면

난 뭘 택할까? 생각도 해봤었는데^^;;; 결론은 펜이었다...^^



고2때는 이런일이 있었다.

그 로트링펜을(사실 로트링이 아니고 castel이었는데 모르는분들이 많을거 같아서...

그냥 둘다 비슷한거다^^;) 가지고 있었는데, 하루는 내 앞에애가 빌려갔다.

정말.. 빌려주기 싫은 펜인데... 그래도 빌려달라니 눈물을 머금고 빌려줬다...

근데 걔가 내펜을 고장낸거다--; 분명히 살살써야하는펜인데 어찌나 세게썼는지

앞부분이 사정없이 휘어졌다-_-;

친하지도 않은애라 사내라고 말하는게 더 힘들었지만, 이런건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우선은, 남의 펜을, 그것도 그냥 흔한 펜도 아니고 내가 아끼는건줄 뻔히 알면서

그렇게 함부로 썼다는것이 너무 화가났다. 그래서 몇날몇일을 사오라고 얘길했다.

계속 얘기할만큼 친한애가 아니라 하루종일 끙끙대면서 언제쯤 얘길할까... 해가면서,

'사왔어?' 겨우 한번 물어보고--; 대답은 '아니..' 그럼 '내일 꼭 사와'

누가보면 쪼잔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때 나의 주머니 사정으로서는 정말

비싼 펜이었고(지금 주머니사정으로 생각해도 그렇군^^;) 필요한 펜이었고...

또,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일로 생각하는 그애의 사고방식이 너무 싫었었다...

암튼 몇일간의 집요한 물고늘어짐에 그 펜을 받았던 날의 감격이란...-_-;



중고등학교때 수업시간에 열심히 이쁜 쪽지 만들어서 친구들과 주고받았던 기억이

여자들은 대부분 있을거라 생각한다.(대부분은 아닌가? 아님 말구-.-)

대학와서는 그런짓(?)^^;할 기회가 없어졌지만 고등학교땐 정말 쪽지 많이 만들었었다...

그럴때, 내 필통은 무척 인기가 높았었다-.-v

지금은 필통에 펜을 가득 넣어다니면서도 별로 많이 쓸일이 없어서 가끔

'아이 무거워-_-;' 하며 약간 귀찮아 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문구점에 가면 난 꼭 펜 앞에 멈춰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