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


공유하고 있는 기억.

우리는 다른 장소에 있었지만, 만나면 늘 같은 풍경을 보았다.

서로 다른 장소에 있었기 때문에 더욱더,

지금 우리는 같은 장소에 있지만, 서로 다른 풍경을 보고 있다.


우리는 그 자리에 나란히 앉아 유리창 너머로 바깥 풍경을 바라본다. 지금 남편의 눈에는 어떤 풍경이 비칠까, 하고 생각하면서 나는 음료를 마신다.

집안에 있어도 비슷하다. 우리는 전혀 다른 것을 보고 있다. 남편은 텔레비전을, 나는 남편의 머리를. 남편은 현재를, 나는 미래를. 남편은 하늘을, 나는 컵을.


그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그야 물론 때로는 답답해서 전부 같으면 좋을 텐데 하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마음속 가장 깨끗한 장소에서는 그런 바람이 일시적인 변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함께 있고 싶다기보다 함께 있지 않으면 더는 함께 있을 수 없을 듯한 느낌.


함께 있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지 않게 해줘, 하고 생각한다.


그렇게 오늘도 우리는 같은 장소에서 전혀 다른 풍경을 보고 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다른 풍경이기에 멋진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만났을 때, 서로가 지니고 있는 다른 풍경에 끌리는 것이다. 그때까지 혼자서 쌓아올린 풍경에.

 

에쿠니 가오리 [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 ... 풍경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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