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의 미학을 얘기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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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의 미학을 얘기하고 싶었다” [인터뷰]MBC ‘메리대구 공방전’ 고동선 PD |
2007-07-11 02:46:16
‘궁상맞은 청춘’들의 눈물·웃음 그려…호평 속 종영
MBC 드라마 〈메리대구 공방전〉(연출 고동선, 이하 메대공)이 지난 5일 종영했다. ‘궁상맞은’ 청춘들의 눈물과 웃음을 그려 방영 내내 호평을 받았고, 마니아들은 열광했다. 아쉬운 것은 평균 5%대라는 시청률뿐이었다.
고동선 PD도 시청률에 대한 아쉬움은 감추지 않았다.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드라마라고 생각했어요. 완성되지 않은 청춘남녀가 주인공인 가족드라마요. 그런데 코미디 쪽으로 가면서 시청자의 폭이 좁아진 것 같습니다.”
▲MBC '메리대구 공방전'. 맨 왼쪽이 메리 역의 이하나, 맨 오른쪽이 대구 역의 지현우 ⓒMBC |
그러나 고 PD는 “이 드라마만큼 행복하게 작업해 본 적이 없다”고 회상한다. 시청자들 역시 행복했다. 라면 하나에 목숨을 걸고, 고기값 3만원을 위해 첫키스를 희생하는 메리와 대구의 궁상맞은 청춘에 울고 웃었다. 그들은 허름한 추리닝에 ‘해병대 가방’을 둘러멘 ‘실용적’ 패션을 선보이면서도 어디서나 당당하고 또한 소심하며, 밑바닥에 발을 딛고 있으되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설 줄 아는 청춘이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찾아온 해피엔딩은 어색하지도, 작위적이지도 않았다.
▲고동선 PD |
“‘가난의 미학’이죠. 기획의도로 ‘마음이 가난한 자에게 복이 있나니’라는 성경 말씀을 생각했어요. 우리는 부의 성공으로만 사람의 가치를 측정하곤 하잖아요. 외면적인 성공이 아니라 내면적인 성공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무조건 성공하려는 사람이 더 한심해요. 올바른 방식으로, 본인의 노력과 아이디어로 해내는 것이 의미 있는 거죠.”
〈메대공〉은 웃기면서 울리는 드라마였다. 단돈 몇 천원에 친구끼리 크게 싸우고, ‘교사’와 ‘백수’가 결혼을 위해 대결을 하는 장면에서 웃음이 터지면서도 어김없이 마음 한편이 아려오곤 했다. “코미디에 관심이 많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비웃고, 낮추면서 웃기는 코미디는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코미디 뒤에 있을 눈물을 생각하죠. 웃음과 슬픔은 동전의 양면이거든요. 결국 코미디냐 슬픔이냐도 관점의 차이입니다.”
코미디를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고 PD의 얼굴이나 분위기는 코미디와 거리가 멀어보였다. 학창시절, 얼굴이 고통스러워 보인다고 ‘고통선’이라는 별명을 얻었다는 그다. 그러나 그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작품 시작 전에 제작진들끼리 MT를 갔는데, 그 때 고 PD가 코믹 연기를 제일 잘 하더라”는 김인영 작가의 ‘증언’ 때문이다.
고 PD의 지도 덕분일까. 〈메대공〉에선 무엇보다 배우들의 코믹 연기가 돋보였다. 메리 역의 이하나는 이 작품으로 “대체될 수 없는 배우”라는 존재감을 각인시켰고, 대구 역의 ‘지PD’ 지현우는 “내일을 기대해도 좋을 배우”라는 평을 받았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제일 좋아하는 배우가 지현우와 이하나가 됐다”는 고 PD. 그는 “두 사람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자질이 있는 배우”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고동선 PD는 1993년 MBC에 입사해 〈베스트극장〉 ‘베리 메리 크리스마스’, 〈떨리는 가슴〉 ‘기쁨’ 등을 연출했으며 2005년 장르드라마 〈달콤한 스파이〉로 마니아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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