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4-2 The Film 황경석 군(인터뷰)
영화 '노팅힐'에 흐르던 엘비스 코스텔로의 'She'를 듣고 있으면 미소가 아름다운 여인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한 남자의 환한 얼굴이 떠오른다. 또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을 흐르던 셀린 디온과 클리프 그리핀의 "When I Fall In Love'는 감미로운 선율로 그리움을 간직한 채 잠 못 이루는 두 남녀를 그리게 한다. 이 두 음악의 공통점은 음악이 영화를 한층 빛나게 했다는 것도 있지만, 다른 면에서는 굳이 영화에 삽입되지 않았더라도 곡 자체로써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된다는 것. 최근 타이틀 곡 '괜찮아'로 인기몰이 중인 'The Film'의 젊은 음악감독 황경석(사회대·신방4)군의 음악적 바람이 바로 '영화 같은 음악'이다. 음반 판매 전, 1집 앨범 전곡을 스트리밍 사이트에 올려 화제가 되기도 한 그를 만나 음악세계와 '음악감독'으로서의 소신을 들어봤다. 한 편의 영화 같은 음악을 만들고 싶다고 하는데 The Film이라는 이름에 담긴 뜻이기도 하다. 눈을 감아도 영화의 한 장면이 그려질 것 같은 멋진 음악을 만들고 싶다. 이번 앨범에는 사랑을 테마로 다양한 내용을 담았다. 앨범을 영화의 한 장르에 비유한다면 '로맨틱 코미디' 정도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번 앨범에 담긴 곡들은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나 '싱글즈'처럼 사랑을 하는데 있어서 생기게 되는 힘든 얘기들을 덤덤하게 터치하는 듯한 느낌으로 만들었다. 앨범 발매 전, 인터넷에 전곡을 올렸다. 자신감의 표현인가? 자신감이라기 보다는 소신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많이 팔려고 만든 음반이 아닌 만큼 상업적인 면을 배제하고 음악으로 평가받고 싶었다. 극소수라도 나의 음악을 좋아해 주는 팬들이 있을 거라 확신해 발매 20일 전에 인터넷을 통해 음악을 먼저 선보였다. 이런 생각들이 맞아떨어졌는지 음반 나오기도 전에 앨범을 찾는 손님이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매우 기분 좋은 일이었다. 가수를 결심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있다면 2001년도 유재하 경연대회에 입상한 것이 직접적 계기가 됐다. 중2 때부터 갖고 있던 꿈은 작가였다. 그런데 스스로에게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다. 그 때부터 나의 감성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을 찾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음악이었다. 사실 직접 노래를 부르는 것보다는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그런데 이런 나의 감성들을 제대로 표현해 주는 친구를 찾지 못해 스스로 가수가 되기로 결심했다. 만일 그 때 당시 내 주위에 '토이'의 김현우씨 같은 분이 있었더라면 작곡가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가끔 작사를 통해 이루지 못한 작가의 꿈에 대해 대리 만족하는 기분이 들 때도 있다. 이번 1집은 사랑을 테마로 한 앨범이다. 본인의 경험담인가? 그렇다. 요즘도 지난 사랑 얘기들을 공식 홈페이지에 올리고 있다. 마음만 아프지 않다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음악을 시작하는 지금의 순수한 모습을 간직할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생활은 어떤가? 가수생활로 인해 변한 점이 있다면? 연예인이 되다보니 외적인 변화가 가장 두드러지고 있지만(웃음) 그에 못지 않게 내적인 변화도 크다. 오히려 바빠 보일 듯한데도 주변에서 전보다 자유로워 보인다고 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특히 14년 동안 알고 지낸 중학교 동창들을 만나면 서로가 놀란다. 회계사 친구, 직장인 친구 등 모두들 사회인으로서 살아가는 친구들이다. 모두가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을 갖고 있지만 서로를 보면서 대리 만족을 한다. 회계사 친구의 답답하고 여유롭지 못한 생활에 가수인 내가 활력소가 되고, 또 그들을 통해 자신에 대한 각성도 하면서 그렇게 지내는 소중한 벗들이다. 현재까지 방송출연 0회. 이유가 뭔가? 일부러 방송활동은 피하고 있다. 윤도현의 러브레터나 수요무대와 같은 음악 위주의 프로그램에는 출연하고 싶다. 하지만 쇼프로의 성격이 강한 프로그램들에는 음악 컨셉과 맞지 않아 출연을 자제하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팬들을 만나고 싶지만 서두를 이유는 없다.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된다. 타 대학 축제에 가 보면 그 학교 출신 가수들이 나와서 공연을 한다. 대학 신입생 시절 좋아했던 박진영, 전람회 등 인기가수들이 모두 연대생이었다. 축제에 선배들이 온다고 즐거워하던 연대생들이 생각난다. 그 때 했던 생각이 우리학교에도 음악 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거였다. 지금도 그때와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후배들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The Film이라는 이름으로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음악을 하도록 계속 노력하겠다. |
이진례 학생기자 eeka232@ihanyang.ac.kr 사진 : 권병창 학생기자 magnum@ihanyang.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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