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품, 패션이 되다

재활용품, 패션이 되다
재활용 패션 브랜드 '에코파티 메아리'

옷과 옷을 붙여 새로운 옷을 만들고, 옷소매만 모아 머플러도 만든다. 소파 가죽을 뜯어내어 가방을 만들고 필통을 만들고 파우치도 만든다. 이는 ‘에코파티 메아리’가 재활용을 위해 시작한 새로운 작업이다. 재활용이란 단어가 주는 뭔가 석연치 않은 2% 부족한 느낌을 에코파티 메아리는 절묘하게 이용한다. 그들의 손에서 완성된 디자인은 어느 하나 같은 것이 없다.

지난 1월 11일부터 28일까지,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공식적인 론칭을 알리며 전시회를 가진 에 코파티 메아리. 이 재활용 패션 브랜드는 ‘아름다운가게’가 ㈜쌈지의 지원으로 함께 꾸려가고 있다. 쌈지는 재활용 소재들이 ‘메아리쳐’ 다시 소비자들에게 돌아올 수 있게 패션 및 상품 기획에 자문을 해준다. 에코파티 메아리의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은 현재 10명으로, 디자이너 4명(김동환, 윤진선, 채수경, 홍선연) 외에 마케팅・홍보 담당자, 제작자, 어시스턴트로 구성되었다. 이들은 매일 다른 옷과 제품을 만든다. 이유는 바로 소재가 주는 특별함 때문이다. 재활용 소재이다 보니 항상 같은 것을 구하기도 어렵거니와 한 벌의 셔츠를 만드는 데 두세 벌의 셔츠에서 부분 부분을 따와서 패치워크를 하니 자연스레 ‘세상에서 단 한 벌뿐인 옷’이 완성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 어떤 경우는 헌 옷의 조각을 모아서 재봉하여 하나의 원단을 만들고 다시 이를 사용해 옷을 만든다.


1 가죽 소파와 헌 옷을 사용해 디자인한 가방, 파우치 그리고 니트. 니트를 만드는 데에는 헌 스웨터와 카디건이 재료로 사용되었다.
2, 3, 4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열린 에코파티 메아리의 론칭 전시장 파사드와 전경. 전시를 위해 공사장에서 쓰는 목재 팔레트, 아시바 등을 사용해 디스플레이했다. 판매되는 모든 옷은 헌 옷을 가공해 만든 것이다. 더러는 그옷이 가방의 재료로 쓰이기도 한다. 전시장을 들어서면 에코파티 메아리에 대한 설명을 프린트해놓은 셔츠가 걸려있다.

하루의 50%를 소비하는 데 쓴다는 현대인들은 소비한 물건에도 싫증을 빨리 느껴 제품의 재활용 주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그런 현대인의 생활 속에서 찾아낸 ‘꼭 있어야만 할 디자인’을 개척하고 나선 이들이 좋은 품질의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이기 위해선 그 가치를 함께 나눌 수 있는‘기증자’들이 많아져야 한다. 그래서 이름도 여럿이 함께 즐기는 흥겨운 파티처럼 느낄 수 있게 ‘에 코파티 메아리’라 붙였으며, 친환경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에코 정당’의 당원(회원)을 모집해 생활 속 환경 보호를 자발적으로 실천해보자고 한다. 에코파티 메아리의 제품은 1300K 명동점과 온라인 숍(www.1300k.com), 인사동 쌈지길, 아름다운가게 압구정점 등에서도 구입할 수있다. 20~30대 젊은 고객층을 타깃으로 독특한 마케팅과 상품 기획 방식을 구상 중이다. 이제까지 재활용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면, 여기 에코파티 메아리의 작업에 관심을 가져보길 권한다. 아직 더 개발되고 다듬어져야 할 상품들도 있지만, 적어도 재활용에 대한 ‘상식선’을 깨주는 시도들이 있기 때문이다.

1 버려진 배지를 재활용한 디자인.
2이면지를 활용해 만든 메모지와 박스 종이를 재활용해 만든 액자.
3 불법 현수막을 거둬들여 만든 가방과 재활용 헝겊으로 만든 고릴라 인형. 

1, 2헌 옷을 이용해 디자인한 티셔츠로, 헌 티셔츠의 겨드랑이 아랫부분부터 절개해낸 천으로 흰 소매를 만들고, 붉은색 계통의 헌 옷들을 재봉해 하나의 원단을 만든 뒤 이것으로 새로운 티셔츠를 만들었다. 
3 후드 재킷의 후드 부분을 소매로활용한 또 하나의 후드 재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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