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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느끼고, 숨쉬는 우리는 명백하게 실재(實在)하지만, 만약 이를 둘러싼 현실세계가 꿈이라면, 이 모든 것이 가상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꿈도 그렇지 않은가. 꿈을 꿈이라고 인식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 그 꿈이 실제 상황이라고 느끼며, 자신의 무의식이 인도하는 대로 행동하고 반응한다. 하지만, 그것은 깨어날 수 있는 꿈이기에, 가상이며, 비현실이고, 무의식이 되는 것이다. 웹사이트를 만드는 스튜디오 d.o.E.S(더즈)는 이 좌표에 서 있다. 그들에게 꿈속의 세계는 현실의 세계이기도 하며, 또 그 현실의 세계는 또 다른 가상의 세계가 될 수도 있다. <달콤한 인생><친절한 금자씨>의 웹사이트 등으로 독특한 세계를 구축해온 d.o.E.S, 그들이 꿈꾸는 가상세계와 그들이 실재하는 세계를 다녀왔다.
취재 | 김유진 기자 (egkim@jungl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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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E.S의 이름은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원작인 필립K.딕의 소설 <안드로이드는 전자양을 꿈꾸는가>에서 연원한다. 어느 미래, 진짜양을 키우는 게 부의 척도이자 자기과시의 수단이 되는 세계에서 전자양은 그 시대의 ‘가치 있는’ 소유물인 진짜 동물의 대체품이다. 하지만, 영화 속의 안드로이드가 그렇듯 전자양의 몸 안에 진짜 영혼을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른다. 안드로이드의 꿈 속에서는 어떤 세계가 펼쳐지고 있을까.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 꿈, 몽환, 초현실. 이러한 심상 속에서 d.o.E.S의 이름이 시작되었다. 그들의 생각은 이렇다. “기존의 패러다임과 가치를 넘어서는 새로운 질서는 꿈일 수도 있지만,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것이 d.o.E.S가 꿈꾸는 이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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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E.S라는 이름에 들어있는 ‘꿈’은 그들의 작업에도 반영된다. 아직 깨지 않은 꿈처럼,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 d.o.E.S의 작업들, 그들은 그 ‘꿈’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꿈이 너무나 화려하고 매혹적이어서 깨어나지 않길 바랄 때가 있다. 현실로 돌아올 때는 꿈 속에서 보았던 것과 비슷한 것을 재현하고 싶어진다. 꿈에는 논리와 질서가 없기 때문에 현실에서 상상할 수 없는 풍부한 이미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리고 그러한 것들이 작업에 영감이 된다.” – d.o.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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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3차원의 현실세계. d.o.E.S는 분명히 여기에 있는 것인가. 이 곳에 실재하는 d.o.E.S를 만나기 위해 d.o.E.S의 시간과 공간 속으로 들어가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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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 윤현아와 이상준은 무계획적으로 d.o.E.S를 설립한다. ‘무계획적’이라함은 d.o.E.S의 존재가회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회사의 제약에서 벗어나고 싶은’ 발칙한 생각과 ‘회사를 안 다닐 수 없을까’라는 엉뚱한 상상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마음에 맞는 사람끼리’라는 충분조건도 있었다. 자본금 70만원, 원룸, 각자의 컴퓨터, 그리고 아르바이트로 얻은 일들. d.o.E.S 첫걸음은 그랬다. d.o.E.S의 첫 작업은 그들의 사이트 그들의 사이트 www.d-o-e-s.com. 2003년 말에 시작해서 2004년 초에 완성된 것이다. 머릿 속에서 진행되는 업데이트에 비하면 지금 홈페이지는 아직도 ‘coming soon’의 상태이지만, 클라이언트가 없었던 작업이었기에 그들은 자신들의 색깔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작업으로 꼽고 있다. 2003년 말 d.o.E.S는 기적적 첫 작업을 수주하고 한 영화 웹사이트 공개 프리젠테이션에서 주목을 받으면서 상업적인 작업을 시작하게 된다. 이 시기의 작업들이 영화 <언더월드>, <동해물과 백두산> 홈페이지 작업들이다. |
| 2004년 ‘첫 작업이 영업사원이 되어’ 자연스럽게 영화 사이트를 작업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 사이트 작업을 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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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d.o.E.S에게 2005년은 의미 있는 해였다. 일단 대외적으로 각종 어워드에서 수상하면서 d.o.E.S의 성과를 인정받게 되었다. 영화 <달콤한 인생> 사이트로 칸 광고제 황금사자상과 뉴욕광고제 은상을 수상했고, 웹어워드 코리아 2005에서는 영화 <친절한 금자씨> 사이트로 웹어워드 영화부분 대상을 차지하였다. 뿐만 아니라, 주로 작업하던 국내 영화사이트에서 프로모션 사이트로 작업 영역을 확장하였고, 이때 작업한 <애니클럽> 사이트 역시 2005년 4분기 굳디자인 웹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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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d.o.E.S의 2005년이 대외적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에 2006년에는 내부적으로 점검을 하고 재정비를 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내부적으로 시스템도 조직하고, 인력을 보강할 예정이라고. 그렇다고 큰 확장을 꾀하자는 것은 아니다. 인원을 충원해도 구성원의 수를 8명 이내로 맞출 생각이며, 지금처럼 수주를 위한 영업도 특별하게 할 생각이 없다. 작업물 위주, 색깔은 유지하고, 확장은 말 것. 이렇게 현재의 ‘틀’을 유지하자는 것이 그들이 말하는 계획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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