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현실이 공존하는 미지의 시공간. d.o.E.S

업체 : d.o.E.S (2006-2-28)
제목 : 꿈과 현실이 공존하는 미지의 시공간.



보고, 듣고, 느끼고, 숨쉬는 우리는 명백하게 실재(實在)하지만, 만약 이를 둘러싼 현실세계가 꿈이라면, 이 모든 것이 가상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꿈도 그렇지 않은가. 꿈을 꿈이라고 인식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 그 꿈이 실제 상황이라고 느끼며, 자신의 무의식이 인도하는 대로 행동하고 반응한다. 하지만, 그것은 깨어날 수 있는 꿈이기에, 가상이며, 비현실이고, 무의식이 되는 것이다.
웹사이트를 만드는 스튜디오 d.o.E.S(더즈)는 이 좌표에 서 있다. 그들에게 꿈속의 세계는 현실의 세계이기도 하며, 또 그 현실의 세계는 또 다른 가상의 세계가 될 수도 있다.
<달콤한 인생><친절한 금자씨>의 웹사이트 등으로 독특한 세계를 구축해온 d.o.E.S, 그들이 꿈꾸는 가상세계와 그들이 실재하는 세계를 다녀왔다.

취재 | 김유진 기자 (egkim@jungle.co.kr)
d.o.E.S의 이름은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원작인 필립K.딕의 소설 <안드로이드는 전자양을 꿈꾸는가>에서 연원한다. 어느 미래, 진짜양을 키우는 게 부의 척도이자 자기과시의 수단이 되는 세계에서 전자양은 그 시대의 ‘가치 있는’ 소유물인 진짜 동물의 대체품이다. 하지만, 영화 속의 안드로이드가 그렇듯 전자양의 몸 안에 진짜 영혼을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른다. 안드로이드의 꿈 속에서는 어떤 세계가 펼쳐지고 있을까.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 꿈, 몽환, 초현실. 이러한 심상 속에서 d.o.E.S의 이름이 시작되었다.
그들의 생각은 이렇다. “기존의 패러다임과 가치를 넘어서는 새로운 질서는 꿈일 수도 있지만,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것이 d.o.E.S가 꿈꾸는 이상이다.
d.o.E.S라는 이름에 들어있는 ‘꿈’은 그들의 작업에도 반영된다. 아직 깨지 않은 꿈처럼,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 d.o.E.S의 작업들, 그들은 그 ‘꿈’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꿈이 너무나 화려하고 매혹적이어서 깨어나지 않길 바랄 때가 있다. 현실로 돌아올 때는 꿈 속에서 보았던 것과 비슷한 것을 재현하고 싶어진다. 꿈에는 논리와 질서가 없기 때문에
현실에서 상상할 수 없는 풍부한 이미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리고 그러한 것들이 작업에 영감이 된다.” – d.o.E.S
우리가 살고 있는 3차원의 현실세계. d.o.E.S는 분명히 여기에 있는 것인가.
이 곳에 실재하는 d.o.E.S를 만나기 위해 d.o.E.S의 시간과 공간 속으로 들어가보자.
| 2003년
윤현아와 이상준은 무계획적으로 d.o.E.S를 설립한다. ‘무계획적’이라함은 d.o.E.S의 존재가회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회사의 제약에서 벗어나고 싶은’ 발칙한 생각과 ‘회사를 안 다닐 수 없을까’라는 엉뚱한 상상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마음에 맞는 사람끼리’라는 충분조건도 있었다.
자본금 70만원, 원룸, 각자의 컴퓨터, 그리고 아르바이트로 얻은 일들. d.o.E.S 첫걸음은 그랬다.
d.o.E.S의 첫 작업은 그들의 사이트 그들의 사이트 www.d-o-e-s.com. 2003년 말에 시작해서 2004년 초에 완성된 것이다. 머릿 속에서 진행되는 업데이트에 비하면 지금 홈페이지는 아직도 ‘coming soon’의 상태이지만, 클라이언트가 없었던 작업이었기에 그들은 자신들의 색깔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작업으로 꼽고 있다.
2003년 말 d.o.E.S는 기적적 첫 작업을 수주하고 한 영화 웹사이트 공개 프리젠테이션에서 주목을 받으면서 상업적인 작업을 시작하게 된다. 이 시기의 작업들이 영화 <언더월드>, <동해물과 백두산> 홈페이지 작업들이다.
| 2004년
‘첫 작업이 영업사원이 되어’ 자연스럽게 영화 사이트를 작업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 사이트 작업을 하였다.
| 2005년
d.o.E.S에게 2005년은 의미 있는 해였다.
일단 대외적으로 각종 어워드에서 수상하면서 d.o.E.S의 성과를 인정받게 되었다. 영화 <달콤한 인생> 사이트로 칸 광고제 황금사자상과 뉴욕광고제 은상을 수상했고, 웹어워드 코리아 2005에서는 영화 <친절한 금자씨> 사이트로 웹어워드 영화부분 대상을 차지하였다.
뿐만 아니라, 주로 작업하던 국내 영화사이트에서 프로모션 사이트로 작업 영역을 확장하였고, 이때 작업한 <애니클럽> 사이트 역시 2005년 4분기 굳디자인 웹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 2006년
d.o.E.S의 2005년이 대외적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에 2006년에는 내부적으로 점검을 하고 재정비를 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내부적으로 시스템도 조직하고, 인력을 보강할 예정이라고. 그렇다고 큰 확장을 꾀하자는 것은 아니다. 인원을 충원해도 구성원의 수를 8명 이내로 맞출 생각이며, 지금처럼 수주를 위한 영업도 특별하게 할 생각이 없다.
작업물 위주, 색깔은 유지하고, 확장은 말 것. 이렇게 현재의 ‘틀’을 유지하자는 것이 그들이 말하는 계획이다.

d.o.E.S 라는 이름으로 웹사이트에 완벽한 무형의 공간을 구현해온 그들의 작업공간은 매력적이었다. 지금 땅을 디디고 있는 이곳은 실재한 공간이지만, 버튼을 누르거나 클릭을 하면 전혀 다른 공간이 나타날 것 같은 몽환적인 기분을 선사하는 곳이었다.
d.o.E.S를 만든 윤현아, 이상준 두 공동대표는 건축학도 출신이다.
그들은 생각하는 것을 표현하기에 건축보다 디자인이 더 효율적이라고 이야기한다. 건축이라는 작업이 실재하기 위해서는 무수한 단위의 인력이나 비용이 들어가는 반면 건축보다 감성의 비중이 더 강한 디자인은 그들이 새롭게 구축한 새로운 세계, 현실을 넘어선 보이지 않는 전복과 그 안의 새로운 질서, 이것들을 만들어 나가는 데 있어 더 적절하다고 보았다.
d.o.E.S의 키워드
아방가르드, 전복, 탐미

d.o.E.S의 작업
프로젝트의 목적은 사람들에게 특정한 느낌으로 행동을 유발하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시너지효과를 내는 것이다. 그래서 디자인에서 표피적으로 예쁜 것보다는 알맹이나 소통내용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사람이 좋아하는 것,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이 최고의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작업 과정에서 d.o.E.S의 색깔을 내세우긴 하지만, 유저는 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의 니즈(needs)를 충분히 고려하려고 한다.

d.o.E.S의 여가
동시에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지는 않는다. 일의 성격상 1회성의 프로젝트도 많은 편이다. 그래서 바쁜 시간이 있는 만큼 한가한 시간도 종종 생기는데, 영화시사회를 함께 보러 가기도 한다. 가끔 회의실에서 게임을 하고 영상물을 즐겨보기도 한다. 그러한 것들은 또 작업의 아이디어를 얻는데 도움을 준다.

d.o.E.S의 사람
윤현아는 아트디렉터로서 디자인 전반을 관리하고, 이상준은 영상이나 음향을 담당하는 프로듀서로서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 외에 디자이너와 액션 스크립터까지 총6명의 인원이 있으며, 프로그래머는 프리랜서로 두고 있다.
d.o.E.S에 적절한 사람은 스스로 생각하기에 자기만의 스타일이 확실하게 있는 사람. 잘하고 트렌드를 따르는 사람보다는 성기고 덜 완성되었어도 색깔이 있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기만의 한가지 특기, 특성 있는 사람, ‘이것 만큼은’ 확실하게 하는 사람이 좋다.

d.o.E.S 만의 크리에이티브
규모있는 회사와 비교하여 시스템이 빈약한 편이지만,
완전한 분업이 아닌 공동작업의 체제로 구성원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여 의사결정의 유연성이 있으며, 디자이너위주로 작업시스템이 돌아간다는 점이 d.o.E.S만의 크리에이티브를 낳는 법이다.


d.o.E.S의 공간에서 그들과 시간을 공유하면서 생각한 것은 ‘d.o.E.S 만의 세상’이 구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공간과 작업들이 매력적인 이유는 d.o.E.S가 하나의 완벽한 세계를 꾸려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꿈일지도 몰라’라고 깨닫는 순간, 그 시간 안에 속해있는 현실은 가짜가 되어버린다. 하지만 안드로이드의 꿈을 가짜라고 치부할 수 없는 것도 이러한 원리다. 그 꿈 속의 질서와 법칙이 지배하는 곳에서 그는 움직이고 살아있다.
‘아방가르드 정신’을 모토로 웹이라는 가상공간과 현실의 공간을 오고 가는 d.o.E.S의 현재는 계속 진행 중이다. 어느 지점에서 꿈을 깨기도 하고, 또 어느 지점에서 그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이 낯선 세계를 여행하는 즐거움을 완벽하게 선사하는 그들의 작업물 보다도 d.o.E.S의 걸음걸음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DESIGN'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남석유화학  (0) 2010.10.10
nietylko  (0) 2010.10.10
[스크랩] 바느질로 쓴 거대한 일기장  (0) 2010.10.10
Coca-Cola  (0) 2010.10.10
행복 날개 달고 감성모드로 전환  (0) 2010.10.10
삼성카드 웹진 크레월드(http://creworld.co.kr)  (0) 2010.10.10
tycho music  (0) 2010.10.10
Dimaquina  (0) 2010.10.10
유용한 글씨체  (0) 2010.10.10
폰트, 잘 고르고 잘 쓰는 법  (0) 2010.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