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찬 “초심으로 돌아왔습니다”

이기찬 “초심으로 돌아왔습니다”


[JES 이경란.임현동] 초심(初心)으로 돌아가려 했다. 기교는 최대한 버리고 감정을 살린 ‘진짜’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

가수 이기찬(28)이 2개월 만에 9집 ‘Rara Avis’(보기 드물게 귀한 물건. 진품이라는 뜻)를 발표했다. 1996년 고교생 가수로 데뷔해 만 10년을 꽉 채워 낸 앨범이다.

“처음엔 가수를 한다는 게 너무 신기해서 좋기만 했어요. 몇 년은 활동하며 재미를 느꼈는데 이후 5. 6집을 발표하면서 스케줄에 쫓기고 음악이 ‘일’이 되고 나니 제가 느꼈던 열정과 매력을 점점 잃어가는 것 같더군요. 이번 앨범 작업은 음악에 대한 초심을 찾는 과정이었죠.”

사실 이기찬은 비교적 어려움 없이 가수가 된 경우다. 친구가 알고 지내던 음반 관계자에게 오디션을 봐 단번에 합격. 가수가 됐다. 데뷔 후 음악을 하는 것이 마냥 즐겁기만 했던 시기를 지내고 나니 매너리즘에 빠졌다.

그래서 이기찬은 앨범 준비를 잠시 쉬었다. 2년 반 음반 활동을 쉬면서 김흥수 등이 출연한 영화 <아버지와 마리와 나>를 찍어 연기에 도전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여행을 하며 과거를 돌이켜봤고 일본어 공부에 매진해 일본서 싱글 <송가>(送歌)를 발표하기도 했다.

“활동을 쉬면서 음악에 대해 예전에 품었던 순수한 느낌을 다시 찾은 것 같아요. 휴식기를 통해 초심을 찾으려 했더니 감정은 더 좋아진 것 같네요. 예전엔 가사를 받으면 몇 번씩 다시 읽어보면서 억지로 몰입하려고 했는데 이젠 한 번만 봐도 감정을 찾을 수 있어요.”

타이틀곡 <미인>은 복고풍의 담백한 발라드곡. 서너곡이 경쟁을 벌였지만 한 번에 꽂히는 타이틀감은 딱 <미인>이다. 오랜만에 발표하는 앨범이라 팬들이 쉽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에 초점을 맞췄다. 창법도 복잡한 기교를 모두 빼고 편안하게 바꿨다.

“기교를 많이 넣은 창법은 누구나 연습을 많이 하면 어느 정도 할 수 있어요. 그런데 노래를 하면 할수록 기교보다는 진심을 담은 감정을 제대로 표현한 노래가 진짜라는 걸 알게 됐죠.”

동갑내기 친구 이수영의 7집 피처링에 참여했던 빚을 돌려받아 이기찬의 앨범엔 이수영이 <현실>에서 듀엣으로 노래했다.

“수영이와 음색이 잘 어울리더군요. 그래서 처음부터 수영이 노래 시키려고 듀엣곡으로 만들었어요. 내친 김에 가사도 쓰라고 했죠.”

별·클래지콰이의 알렉스·화요비가 노래에 참여하고 대니정이 색소폰 연주에 참여한 <너에게로 날다>. 일본 가수 구미코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세사람>. 미디엄 템포의 모던록 곡 <블레스 유> 등 이기찬이 초심으로 고른 노래들이 음반을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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